코스닥 분리 논쟁도 격화… '혁신기업 요람' vs '부실기업 투기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 정치권의 코스닥 시장 분리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 현수막과 화환 등이 설치돼 있다. (사진=임하은 기자)

정부와 여당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자본시장 내 이해관계자들의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13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시가총액 요건 강화와 함께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이 거래소의 '상품 정리'를 강조하며 지시한 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김태년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별도의 독립적 운영체제를 갖춰 특성에 맞는 상장·감시·퇴출 기준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팀장은 "코스닥의 태생은 나스닥처럼 혁신 벤처들만의 독립된 시장을 지향했으나, 통합 이후 정체성을 잃고 코스피의 보수적 기준에 종속됐다"며 시장 분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주사 체제 내 자회사 분리를 통해 매출 위주의 상장 심사에서 벗어나 혁신성과 성장성 중심의 독자적인 운영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박경환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위원장은 "적자가 예상되는 코스닥 시장을 무리하게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 생존을 위해 부실 기업의 '묻지마 상장'을 남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닷컴버블의 재림이자 투기판의 제도화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독립 법인 설립이 시장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고 정치권 낙하산 인사의 창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동전주 퇴출 등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대해서는 벤처업계 내부에서도 자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민형 팀장은 "벤처기업 인식 조사 결과, 오히려 기업들이 부실 기업으로 인한 코스닥 신뢰 하락을 우려해 퇴출 기준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다만 바이오나 딥테크 기업처럼 성장에 긴 시간이 필요한 업종에 대해서는 상장폐지 기준을 차별화하여 선의의 피해자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거래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도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박경환 위원장은 "글로벌 추세는 시장 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인데, 한국만 통합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쪼개어 중복 비용을 발생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거래소 인력이 넥스트레이드의 프리·애프터 마켓까지 모니터링하며 업무를 수행 중인데, 조직이 분리될 경우 인적·물적 자원의 낭비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반면 이 팀장은 "현재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기관이나 해외 투자자 유입이 저조한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반박하며 "시장이 분리되어 활성화된다면 그로 인한 이익이 중복 비용 문제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과 회수, 자본 재투입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비용 문제는 부차적인 이슈라는 것이다.

한편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정부의 혁신 드라이브가 시장의 질적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구조 개편에 앞서 엄정한 시장 질서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정교하게 설계되지 않은 지배구조 개편은 자칫 시장의 변동성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여당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자본시장 내 이해관계자들의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구글 노트북 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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