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설탕 가격 담합 3사 과징금 4083억 부과....식품업계 역대 최대

기사 듣기
00:00 / 00:00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설탕 제조·판매 3사, 장기간 가격 담합
주병기 위원장 "과점 구조를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의 담합"

▲서울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설탕 제조·판매 3사가 4년여간 설탕 판매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총 4000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식품업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사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 가격 변경 현황 보고 명령 등을 포함한 시정 명령과 과징금 총 4083억13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업자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 원, 삼양사 1302억5100만 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 원이다. 참가 사업자당 평균 부과액은 1361억 원으로, 사업자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사건은 과점 구조가 장기간 유지된 시장에서 가격 담합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중대성이 크다는 평가다. 설탕 제조·판매 3사는 2007년에도 같은 혐의로 과징금 총 511억 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또한 이들은 2024년 3월 공정위 조사 개시 이후에도 1년 이상 담합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설탕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며 "과점 구조를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의 담합이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제재 이후에도 반복됐고, 조사 개시 이후에도 담합을 유지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한 점을 엄중하게 봤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3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인상 6회·인하 2회)에 걸쳐 음료·과자 제조사 등 실 수요처 및 대리점에 적용되는 B2B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 합의했다.

원당 가격이 상승할 때는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인상 폭과 시기를 맞춰 실행했고,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거래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 대응했다.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인하 폭을 축소하고 인하 시기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담합은 대표급·본부장급 모임에서의 방향 설정, 영업 임원·팀장급의 세부 실행 협의 등 직급별로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가격 변경 합의 이후에는 각 사가 거래처에 인상 계획을 통보했고,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가 협상을 주도하며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공정위는 2024년 3월 제당사들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이들은 2007년에 담합으로 처벌받은 바 있어 담합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기 위해 실제 회합 및 전화통화 등을 통해서만 연락을 해 현장조사 당시에는 명확한 합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정위는 제당사 간에 가격 논의가 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는 일부 정황증거를 확보했다. 공정위는 이를 바탕으로 수요처 등을 대상으로 약 1년간 조사를 벌인 끝에 구체적인 담합 혐의를 확인했으며 약 7개월간의 추가 조사를 통해 담합의 전말도 밝혀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식료품 분야에서 은밀하게 장기간 지속한 약탈적인 담합을 제재한 사건"이라며 "최근 국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높은 식료품 가격을 안정시키고 독과점 사업자의 부당한 가격 상승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설탕 분야는 소수 사업자가 과점하는 시장으로 담합에 취약한 시장인 바, 공정위는 가격 변경 현황 보고 명령 등을 통해 앞으로의 가격변경 추이를 지속 점검함으로써 담합 소지를 봉쇄하고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의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밀가루, 전분당, 달걀, 돼지고기 등 담합 사건도 신속하게 처리해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