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와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이번 ‘민생 파트너십’이 단발성 예산 소모를 넘어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익 기반의 상생 선순환’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마중물 예산이 민간의 자생적 수익 모델로 이어지고, 여기서 고도화된 기술이 다시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환류되는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기부의 ‘혁신 소상공인 AI 활용사업’은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직접 지급하던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정부가 엄선한 ‘업종별 AI 서비스 메뉴판’을 매개로 한 간접 지원 방식을 채택한다. 소상공인이 사업에 필요한 솔루션을 메뉴판에서 직접 선택하면 정부가 해당 기업에 사업비를 정산하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공적 자금이 민간의 기술 혁신에 투입되도록 유도한다. 소상공인은 비용 부담 없이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기업은 대규모 실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실효성을 검증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다만 정부 예산이 민간 기업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기업이 이익만을 위해 사업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사업 참여를 통한 기업의 서비스 역량 개선은 장기적으로 정책적 성과”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소상공인의 요구 사항을 학습하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을 공적 자산의 축적으로 보겠다는 취지다. 기술적 역량이 강화될수록 향후 소상공인에게 더 저렴하고 고도화된 AI 서비스가 공급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논리다.
가장 현실적인 과제는 지원 종료 후의 유료화 전환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기부는 단순히 기술 보급에 그치지 않고 제품 개발이나 판로 개척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AI 서비스와 관련해 어떤 기능이 더 필요한지는 사업을 진행하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 사업 기간을 일종의 수익 모델 검증 기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초기에는 어떤 AI 기능이 유효한지 검토하되 입증된 성과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된다면 향후 유료 전환 시 발생하는 비용 역시 소상공인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자생적 생태계’가 마련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 비즈니스는 처음에 무료로 사용자를 확보하고 추후 유료로 전환하는 특성이 있어 모델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라면서도 “다만 소상공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면 요금 인상 등이 염려될 수 있어, 여러 사업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