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법정서 '징역 10년' 철퇴…청렴도 꼴찌·직원 사망·명동 호텔 논란까지 '총체적 도덕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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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게이트' 도의원 3명 중형 선고에도 자진사퇴 '0명'…1340만 도민 대의기관의 자정능력은 어디로 갔나

▲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기도의원을 묘사한 극적인 법정 장면. (김재학 기자·오픈AI 달리)
1340만 경기도민의 대의기관이 법정에서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경기도의회에 내려진 것은 판결문만이 아니다.

뇌물수수 도의원 9명 검찰 송치, 전국 최하위 청렴도 5등급, 국외출장비 비리수사 중 30대 직원 극단선택, 성희롱 기소 위원장 버티기, 서울 명동 호텔 업무보고 추진까지. 지방자치 역사에 유례없는 치욕의 기록들이 경기도의회라는 이름 아래 쌓이고 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2부는 10일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세원 도의원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억원을, 이기환 전 도의원에게 징역 8년에 벌금 2억5000만원을, 정승현 전 도의원에게 징역 3년에 벌금 4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김홍성 전 화성시의회 의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 도의원에게 1억4025만원, 이 전 도의원에게 2억1735만원, 정 전 도의원에게 40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자금세탁책 4명에게는 각각 징역 6월~ 2년6월에 집행유예 1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선출된 도의원으로서 직무를 엄정하게 수행해야 함에도 특별조정교부금과 관련해 청탁을 받고 금원과 향응을 수수했다"며 "뇌물수수가 발각되지 않도록 제3자 명의로 송금을 받고 허위계산서를 발급받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의원으로서 가지는 법령상·사실상의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해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감형할 사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번 판결은 2025년 7월 안산상록경찰서가 수사관 48명을 투입해 현직 도의원 자택과 도의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 7개월 만에 나왔다.

광교 신청사 개청 이후 금품수수 혐의로 도의회가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더욱 참담한 것은 타이밍이다.

김진경 의장이 의원 전원을 불러모아 청렴서약식을 연 지 불과 2주 뒤였다. 서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경찰이 들이닥친 셈이다.

'ITS 게이트'의 전모는 이렇다. 2021년 민간업자 김모씨가 안산에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세웠다. ITS 사업 수주가 목적이었다.

김씨는 도의원과 공무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조직적으로 살포했다.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이 특정 지자체에 배정되도록 로비했고, 일부 도의원은 업자와 공직자를 연결하는 '매개 역할'까지 수행했다. 도의원이 민간업자의 로비창구로 전락한 것이다.

2025년 10월 31일, 안산상록경찰서는 도의원 9명을 포함한 21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구속 7명, 불구속 14명. 전직 시의장, 지자체 공무원까지 줄줄이 넘어갔다. 그러나 검찰 송치 이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자진사퇴한 도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경기도의회의 도덕적 붕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방의원 국외출장 항공권 위·변조와 경비 부풀리기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기도의회도 수사선에 올랐다. 그런데 피의자가 된 것은 출장을 다녀온 의원이 아니었다. 상임위원회 서무담당 7급 공무원 A 씨(30)였다.

A씨는 2026년 1월1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시간30분 조사를 받았다. 다음날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출장은 의원이 갔고, 항공권은 의원 명의였으며, 혜택은 의원이 누렸다.

그러나 수사의 칼날은 서류를 정리한 말단 실무자에게 꽂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도의원 중 입건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도의회 로비에 근조화환 60여개를 보냈다. '경기도의회는 공무원 죽음 진상규명하라', '근조화환을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 도의회 측이 화환을 치우자 전국에서 화환이 다시 쇄도했다.

이 참혹한 국면에서 경기도의회가 추진한 것이 서울 명동 4성급 호텔 업무보고였다. 기획재정위원회와 의회운영위원회가 2월9일부터 2박3일간 1박 27만~30만원 호텔에서 합동 업무보고를 계획했다. 롯데타워 관광까지 일정에 포함됐다. 제388회 임시회 회기 중이었다. 다른 상임위는 모두 수원청사에서 업무보고를 받는데, 이 두 상임위만 소관 부서 공무원을 서울로 불러내 호텔에서 보고받겠다고 했다.

이 일정을 주도한 양우식 운영위원장은 2024년 10월 도의회 직원에 대한 성희롱으로 모욕 혐의 불구속 기소된 피고인이다. 기소 후에도 위원장직 사퇴 압박을 무시한 채 현재까지 의사봉을 쥐고 있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국외여비건으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고 직원들이 수사를 받는 와중에 서울 호텔에서 업무보고를 논의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과 문제의식조차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여론이 들끓자 두 상임위는 2월5일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경기도의회의 청렴 성적표가 이 모든 사태의 복선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3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경기도의회에 최하위 5등급을 부여했다. 2013년 청렴도 평가 도입 이래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업무처리 과정의 부당요구 및 금품 관련 항목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국민권익위의 경고장은 이미 수년 전에 날아왔던 것이다. 도의회는 그것을 청렴서약식이라는 의전 행사로 대체했고, 결과는 압수수색과 검찰 송치와 중형 선고와 공무원의 죽음으로 돌아왔다. 혜택은 의원이 가져가고, 서류의 책임은 직원이 지고, 수사의 칼날도 직원에게 향하는 구조. 뇌물은 의원이 받고, 법정에서도 자진사퇴는 없고, 기소된 위원장은 의사봉을 놓지 않는 구조. 경기도의회의 자정능력에 대한 물음에 답은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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