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 규모 및 시기는 구체 제시 안해”
소식통 “미국 자산 신뢰도 논란과 무관”
“중국 민관, 미 국채 보유액 10년째 감소”
외국인 미 국채 보유액, 사상 최고치

중국 규제 당국이 대형 은행들에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주동안 자국내 최대 주요 상업 은행들에게 미국 국채 매입을 제한하고, 이미 보유 비중이 높은 기관에는 보유 규모를 축소하도록 구두로 지시했다. 다만 이번 지침은 중국 정부의 공식 미 국채 보유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당국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규모 미 국채 보유가 급격한 가격 변동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와 달러의 매력도를 둘러싼 글로벌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다른 국가 정부와 자산운용사들이 제기해온 문제와도 맥을 같이한다.
소식통들은 지정학적 책략이나 미국의 신용도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상실과는 무관하게 시장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보유 축소 규모나 시기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가 제되지는 않았다고 알렸다. 미·중 간 긴장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난해 무역 휴전 이후 양국 관계는 다소 안정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르면 4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다. 중국 은행들에 대한 이번 국채 관련 지침은 이 통화 이전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중국 은행들은 약 2980억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비중이 미 국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의 이러한 신중한 행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인한 재정 건전성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달러 정책’에 대한 의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유지 여부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며, 이는 달러 가치를 2022년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
이에 지난달 도이치방크의 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인수 구상으로 인해 유럽 자산운용사들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조용한 이탈(quiet quitting)’이나 ‘셀 아메리카’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나 안전자산 지위 상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면서 “실제로 미 국채 변동성 지표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 9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500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중국의 정부 및 민간 부문 전체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한때 미국 최대 채권국이었던 중국은 2019년 일본에, 지난해에는 영국에 추월 당해 3위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보유액은 2013년 정점 이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6830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실제 감소 폭이 이보다 작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보유 물량 일부를 벨기에 등 유럽의 수탁 계좌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벨기에의 국채 보유액은 2017년 말 이후 4배 증가한 4810억달러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