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분 넘는 기업 269개… 스튜어드십코드 강화에 상장사 긴장[국민연금의 주주활동 ①]

기사 듣기
00:00 / 00:00

지분 10% 이상도 34곳…국민연금 영향력 확대
‘단순투자→일반투자’ 전환 늘며 적극 주주활동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주요 상장사들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보유 지분이 일정 수준을 넘는 기업에 대해 주주권 행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는 총 269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분 10%를 넘는 기업도 34개에 달한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상당수 주요 상장사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확보한 셈이다.

지분율 상위 기업을 보면 △LS(13.49%) △현대백화점(13.46%) △신세계(13.42%) △CJ(13.40%) △HD건설기계(13.38%) △한국금융지주(13.35%) △삼성증권(13.31%) △HD현대인프라코어(13.21%) 순이다. 삼성전자(7.74%)와 SK하이닉스(7.35%), 삼성바이오로직스(6.68%), 삼성에피스홀딩스(6.70%), 현대차(7.31%), 한화에어로스페이스(7.92%), 두산에너빌리티(7.86%) 등 주요 대기업 중심의 대형주 지분도 고르게 보유한 상태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면 대량보유 공시 의무가 발생하고,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중 하나로 명시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 5% 기준을 기업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기점으로 인식한다. 특히 투자 목적을 ‘일반투자’ 이상으로 변경하면 정관 변경 요구나 배당 정책 제안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가능해진다.

정부와 여당이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를 내세우면서 지분 5% 이상 보유 기업들의 긴장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는 금융당국의 점검 권한 강화와 함께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 시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 비중을 높이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에 맞춰 주주권 행사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2월 KT의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지난해 8월에도 현대글로비스와 HMM 등 7개 기업의 투자 목적을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직접 개입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업과의 비공개 대화, 주주제안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가능한 단계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KT의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꾼 뒤 최근 비공개대화에 나섰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지분 5% 이상 보유 기업이 260곳을 넘는 만큼 국민연금의 판단이 개별 기업의 경영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가 자본시장 전반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