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자율·책임 내부통제 실효성 점검…증권사 운영실태 들여다볼 것”

기사 듣기
00:00 / 00:00

10일, 증권회사 CEO 간담회
코스피 5000, 출발선일 뿐…증권업 질적 전환 강조
금융소비자 중심의 DNA 이식
혁신기업 발굴 및 모험자본 공급

▲이찬진 금감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과 23개 증권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내부통제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직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불공정거래와 금융사고를 내부통제 실패로 지적하며, 올해 중소형 증권사까지 확대 시행되는 책무구조도를 중심으로 증권사 운영실태 전반을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과 23개 증권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내부통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그간 업계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임직원의 불공정거래와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는 명백한 내부통제 실패 사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부통제에 대한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이제는 타율과 규제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확립하고 이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할 때”라며 “내부통제는 특정 부서에 맡길 사안이 아니라 CEO가 직접 책임지고 챙겨야 할 경영 과제”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책무구조도 이행 여부를 중심으로 내부통제가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와 함께 증권업 전반의 질적 전환 필요성도 짚었다. 그는 “코스피 5000 시대는 우리 경제가 역동적 우상향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면서도 “외형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약의 발판으로 안착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금융소비자 중심 경영에 대해서는 “과거 불완전판매 사태로 자본시장이 감당해야 했던 불신의 골은 깊다”며 “고위험 상품은 기획 단계부터 상품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투자자 입장에서 수용 가능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업 실적뿐 아니라 고객 이익과 투자자 보호 노력이 핵심성과지표(KPI)에 균형 있게 반영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도 증권업의 본질적 역할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기업의 잠재력을 평가하고 위험을 인수해 자금을 배분하는 것은 증권사만의 고유 기능”이라며 “발행어음과 IMA 등 자금 조달 수단을 활용해 스타트업·벤처기업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형 성장에 상응하는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사의 자산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그 위상에 걸맞게 정교해져야 한다”며 “건전성 관리에 실패한다면 투자자 보호와 모험자본 활성화는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여신 잔액은 여전히 타 권역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적극적인 감축을 주문했다. PF 정상화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업무 처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정리가 지연되거나 영업 행위에 문제가 있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EO들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최고경영자 차원에서 내부통제 점검과 관리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생산적 금융의 주역으로서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 필요성도 건의했다.

이 원장은 “감독당국과 업계의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자본시장 발전이라는 방향성은 같다”며 “열린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정착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