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천피·천스닥 등 한국 증시의 상단은 화려했지만 그 바닥인 ‘동전주’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동전주가 증시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과 ETF 중심의 흥행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는 226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24년 2월 초의 동전주 수(172개)와 비교해 약 3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649.64에서 5300선으로 약 2배, 코스닥은 845.15에서 1100선으로 약 1.3배 상승했다. 전체 지수의 극적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지수의 하단인 ‘동전주’의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주가가 낮은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동전주 특성상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시가총액이 작아 소액 거래만으로도 시세가 급변하기 때문이다. 9일 436원으로 장을 마감한 코스닥 상장사 ‘인콘’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콘은 최근 2주간 특별한 호재나 악재 없이 세 번의 상한가와 한 번의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널뛰었다.
이처럼 동전주의 극심한 변동성이 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동전주의 경우, 주가가 낮다 보니 사람들이 소액으로 대박을 노리는 ‘복권적 성격’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수는 고공행진 중인데 동전주는 도리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닥 상위 종목만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코스닥150’에 쏠렸다는 점을 지목한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코스닥 시장을 여전히 믿지 못한다”며 “이에 코스닥 상위 150종목 ‘코스닥150 ETF’를 중심으로 구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코스닥 150에 포함되지 못한 소형 종목에는 자금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7일 간 국내 증시 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종목은 'KODEX 코스닥150(1조8947억원)'이었다
이에 엄격한 기준 하에 동전주와 부실 기업을 퇴출해야 ‘장기 투자’를 위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150뿐만 아니라 코스닥 지수 전체에 투자할 때도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자신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장기 투자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려면 동전주나 상장 적격성이 떨어지는 기업들에 대한 퇴출을 엄격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역시 “특히 소위 말하는 ‘좀비 기업’들이나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미 퇴출당했어야 할 기업들이 여전히 시장에 많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장의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기업들은 조속히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회생 절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히 주가를 기준으로 퇴출하기보다는 매출액, 영업 현금흐름,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유망 중소기업이 억울하게 퇴출당하지 않도록 ‘재기 경로’를 열어두는 세심한 정책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