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187억달러로 전월(129억달러) 대비 크게 확대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6%에 달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국제유가 하락이 흑자 폭 확대의 배경이다. 씨티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9.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같은 달 외환시장은 오히려 달러 공급 부족 국면에 놓였다. 해외 증권투자 확대 등 투자자금 유출로 100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외화예금으로 보유하면서 약 159억달러의 달러 공급이 줄었다. 이로 인해 순달러 공급은 72억달러 부족 상태를 기록했다.

2월 들어 자본 유출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이달 초 개인투자자는 35억달러 규모의 해외 증권을 순매수했고, 외국인 주식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80억달러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해 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정책 재검토, 외화 조달 다변화, 성과평가 체계 개선 등이 논의 중이다. 아울러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수익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550~600억달러)도 중기적으로는 달러 수급 완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욱 씨티은행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만으로 환율 하락을 기대하기보다는 자본 이동과 정책 대응을 함께 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