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 부부 인종차별 영상 공유 사과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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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 묘사 합성영상 올린 뒤 삭제
“영상 다 안 봤다” 실무진에 책임 전가
공화당 의원들도 “인종차별적 행위” 비판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국장 추도식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후 오바마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합성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을 유인원으로 묘사한 인종차별적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영상 삭제 이후에도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5일 오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2020년 대선 음모론을 담은 영상 링크를 잇따라 게시했다. 그중 62초 분량의 한 영상 끝에 오바마 부부를 유인원으로 묘사한 장면이 삽입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상의 앞부분만 봤다”며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부정선거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링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게시하도록 했다”며 “보통은 실무진이 전체를 다 보지만 이번에는 누군가가 다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며 측근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논란이 커진 뒤에도 “실수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사과를 거부했다. 백악관의 대응은 하루 동안 ‘강경 부인→삭제→재차 강경’으로 오락가락했다고 NYT는 평가했다.

특히 이번 영상은 흑인을 비인간화해온 오래된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반복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과거 노예상과 인종 분리주의자들이 흑인을 폄하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했던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처음에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인터넷 밈”이라며 “가짜 분노를 멈추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이 쏟아졌다.

흑인인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백악관에서 나온 것 중 내가 본 가장 인종차별적인 게시물”이라며 삭제를 요구했다. 마이크 로울러 하원의원은 “잘못됐고 극도로 모욕적”이라고 비판했고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내리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게시 약 12시간 만에 영상을 삭제했다. 이는 오랫동안 유색인종을 비하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인 후퇴라고 NYT는 짚었다.

트럼프의 오바마 공격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그는 2011년 오바마가 미국 출생이 아니라는 ‘버서(출생) 음모론’을 확산시켰고, 지난해에는 오바마가 체포되는 AI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흑인 정치인 지원 단체 컬렉티브PAC의 퀀틴 제임스 공동창립자는 “19세기 선전물에 등장했던 비인간화 이미지를 현직 대통령이 AI로 유포하는 것은 모든 미국인이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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