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계정 40조·양곡관리특별회계 2조 동결
코로나19 이후 국고채 발행 증가, 세입·세출 증가 추세 감안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소위 정부의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2조 원 더 늘었다. 늘어난 정부 빚을 빚으로 돌려막기 위해 한도를 늘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4일 한은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는 올해 한은의 대정부 일시차입금 한도를 52조 원으로 의결했다. 부문별로 보면 통합계정 40조 원, 양곡관리특별회계(양특자금) 2조 원,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10조 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통합계정과 양특자금은 동결됐지만, 공자기금은 2조 원 증액됐다. 공자기금 한도가 늘어난 것은 2009년 5조 원 증가한 10조 원을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공자기금은 2013년 8조 원으로 줄어든 후 지난해까지 이 수준을 유지했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차입금 한도란 개인으로 치면 시중은행에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것과 같다. 즉, 정부가 재정 운용과정에서 혹시 모를 일시 자금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화폐를 발행하는 한은에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것이다. 이 한도는 매년 갱신되며, 연말에는 모두 갚아야 한다. 또, 한도는 매년 말 예산안을 처리하는 정기국회에서 의결하고, 다음 해 1월 한은 금통위에서 최종 결정한다. 다만, 한은 금통위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존중해 사실상 국회 의결을 확정하는 요식행위에 가깝다.
이중 통합계정은 정부의 일반회계에, 공자기금은 일반회계 외 별도 기금으로 국고채 원리금 상환 등에 각각 쓰인다. 양특자금은 6·25 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 정부가 전시 식량 확보를 위해 한은으로부터 빌려왔던 자금으로 전쟁 이후엔 양곡수매시 필요자금으로 활용해왔다. 이 자금은 2021년 한은에 모두 상환된 이후 대출실적이 전혀 없다.
이번 한도 증액과 관련해 정부와 한은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급증한 국고채 발행 물량에 대한 원리금 상환과 증가한 살림살이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세입세출의 일시적 불일치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실제 국고채 발행 규모는 2019년 101조7000억 원에서 2020년 174조5000억 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후 매년 150조 원을 넘기다가 지난해 226조2000억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발행예정 규모도 225조70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올해 국고채 만기도래 규모는 90조9672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113조9330억 원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올 예산안도 총지출 기준 727조9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본예산(673조3000억 원) 대비 54조6000억 원, 2회 추경(703조3000억 원) 대비 24조60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공자기금은 국고채 원리금상환 관련 계정이다. 코로나19 이후 국고채 발행이 많다 보니 정부가 원리금 상환 측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증액해 결정한 것”이라며 “정부가 증액신청을 했고 국회가 의결한 것을 금통위가 원안대로 가결했다”고 전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세입세출 규모가 늘고 공자기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조달과 운용 규모가 커지다보니 혹시 모를 일시적 불일치를 대비해 예비적으로 일시차입 한도를 늘린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국고채 발행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자기금 관련 일시차입은 지난해 3월 일부 있었던 정도다. 올해도 (필요치 않다면)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