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과 한배 탄 수은, 러시아발 ‘국부유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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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법무법인 지평과 ‘즈베즈다 프로젝트’ 법률 자문 계약
삼성重 ‘1.1조 반환’ 소송 불똥에 RG 족쇄…제재·압류 사이 고민
단순 자문 넘어 ‘독자 면책’ 논리 구축… 국가자산 지키기 배수진

한국수출입은행이 러시아 즈베즈다 프로젝트와 관련해 수억 원을 들여 법률 방어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측과 1조 원대 선수금 반환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국책 은행인 수은 역시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 독자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수은은 지난해 10월 말 법무법인 지평과 ‘러시아 즈베즈다 프로젝트 관련 법률 자문’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5억1000만원 규모이며 계약 기간은 특정 기한 없이 ‘과업 종료 시’까지로 명시했다.

분쟁의 발단인 즈베즈다 프로젝트는 삼성중공업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로부터 수주한 약 4조8000억 원 규모의 선박 건조 사업이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직후 삼성중공업은 정상적인 공정 진행이 불가능한 '불가항력(Force Majeure)' 상황임을 선주사에 알리고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2024년 2월 미국 정부가 즈베즈다를 특별제재대상(SDN)으로 지정하며 자금 거래가 원천 봉쇄됐다. 이에 즈베즈다 측은 삼성중공업에 2024년 6월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선수금 약 8억달러(1.1조원)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이 즉각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소송을 내며 대응에 나선 가운데 선수금 환급보증(RG)을 인수한 수은의 보증 책임 범위가 이번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해당 계약과 관련해 수은으로부터 RG를 발급 받았다는 점이다. RG란 조선사가 배를 제때 인도하지 못할 경우 선주가 미리 낸 돈(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보증 상품이다. 통상적인 RG 구조상 삼성중공업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수은은 발행한 보증 규모만큼의 금액을 즈베즈다 측에 대신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선주사가 제재 대상(SDN)인 탓에 대금을 송금할 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위험에 노출돼 국제 금융망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승소하더라도 리스크는 남는다. 러시아 측이 국제 판결을 무시하고 보증기관인 수은에 직접 보증금 지급을 요구(RG Call)하거나 실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수은의 5억 원대 법률 자문료는 단순 조언을 넘어 실제 소송이나 대규모 국제 분쟁 대응을 염두에 둔 수준”이라며 “수은이 독자적인 면책 논리를 구축해 자산 압류를 방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은은 이번 계약의 세부 내용과 구체적인 리스크 노출 규모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고객사 정보와 직결된 사항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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