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이제 누구한테 의지하느냐" 눈물
정청래 대표 "민주주의 그 자체였던 삶" 애도
한명숙 전 총리 "우리가 기댈 듬직한 언덕”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을 끝으로 영면에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 등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의원회관 복도 양쪽으로는 100여 명이 넘는 민주당원과 국회의원들이 도열해 고인의 영정이 들어오는 모습을 묵념하며 지켜봤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시대의 버팀목, 나의 영원한 동지 이해찬 선배님. 어찌 이리 급히 가십니까"라며 추도사를 시작했다. 우 의장은 "이해찬이란 이름 자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라며 "1982년 춘천 교도소에서 함께 수감 생활할 때 '몸은 가둬도 민주주의는 가둘 수 없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김대중을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며 1988년 평민당에 입당하셨고, 저도 그때 선배님을 따라 함께 입당한 동지"라며 "38년간 민생과 민주주의 한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평화 통일의 소명을 다하다 떠나신 것이 마지막까지 이해찬다운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비통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첫머리를 "빚졌다"는 말로 운을 뗐다. 김 총리는 "민주주의도 대한민국도 고인에게 빚졌다"며 "4번의 민주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이해찬이 앞장서 화살을 막아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선거는 모두 이해찬의 손을 거쳤다"며 "선배님 아래서 선거를 치른 건 제 자부심이었다"고 떠올렸다.
김 총리는 "여쭤볼 것도, 판단받을 것도 아직 많은데 이제 누구한테 의지해야 하느냐"고 말하다 목이 메었다. 그는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께서 '괜히 평통 수석부의장 맡게 해서 베트남에서 돌아가시게 했다'며 자책의 눈물을 흘리셨다"고 전하며 "역대 최고의 공직자, 저의 롤모델. 직접 설계하신 세종에서 편히 쉬시라"고 작별을 고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민주평통 출장에서 돌아오시면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려 일정을 잡아뒀다"며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대표는 "이해찬 전 총리의 삶은 곧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였다"며 "군사독재의 탄압 앞에서 스스로 횃불이 된 분"이라고 기렸다. 그는 "12·3 비상계엄 내란을 겪고도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력을 보인 건 선배들의 피땀 어린 헌신 덕분"이라며 "'진실, 성실, 절실'을 강조하셨던 가르침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단상에 오르기 전부터 눈물을 글썽였다. 한 전 총리는 "이해찬 총리는 민주당이 기댈 수 있는 듬직한 언덕이었다"며 "제 정치 인생의 가장 추운 겨울, 저를 믿고 지켜주신 분"이라고 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을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이라면서도 "총리님은 가셨지만 가시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검은 정장에 근조 리본을 달고 영결식장에 들어섰다. 유족의 손을 잡아 위로했고, 고인의 생전 영상이 나오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권양숙 여사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영결식 직후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건강이 좋지 않으셨는데도 끝까지 공적 책무를 다하셨다"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그 뜻을 민주당이 반드시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총리의 발인은 이날 오전 6시 3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정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운구 차량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실과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거쳐 노제를 치른 뒤 국회로 향했다. 장례는 지난 27일부터 5일간 '고 이해찬 제36대 국무총리 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이 전 총리는 25일 민주평통 회의가 열린 베트남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뒤 부모 곁에 묻히고 싶다는 생전의 바람에 따라 부모 곁에 묻히고 싶다는 생전의 바람에 따라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