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1c·안정적 1b 공정 전략 엇갈려

삼성전자과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생산 계획을 동시에 발표했다. 양사는 29일 HBM4 양산 일정과 기술 로드맵을 각각 설명하며, AI 인프라 핵심 부품인 HBM을 앞세워 K-반도체의 글로벌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가 HBM3E를 통해 기술력과 양산 역량을 먼저 입증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HBM4를 기점으로 차세대 제품 경쟁력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29일 진행된 두 회사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 진입 상황에 대해 “개발 착수 단계부터 성능 목표를 높게 설정했으며, 주요 고객사들의 요구 성능이 상향됐음에도 재설계 없이 지난해 샘플을 공급했다”며 “현재 고객 평가가 순조롭게 진행돼 퀄 테스트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HBM4는 이미 정상적으로 양산에 투입돼 생산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상위 제품인 속도 11.7Gbps HBM4는 다음 달부터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
차세대 제품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7세대 제품인 HBM4E와 관련해 “올해 중반 스탠더드 제품을 먼저 고객사에 샘플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HBM4를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샘플 공급한 데 이어,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며 “고객이 요청한 물량에 대해서는 현재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전략에서도 두 회사의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HBM4와 HBM4E를 위해 최선단 공정인 1c(10나노급 6세대) 공정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구리 본딩 기술 역시 HBM4 단계에서 일부 적용해 사업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3E에 이어 HBM4에도 1b(10나노급 5세대) 공정을 적용하며 안정적인 수율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는 “독자적인 패키징 기술인 MR-MUF를 활용해 HBM3E 12단 제품 수준의 수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층 전략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보다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HBM3E나 HBM4의 16단 제품과 관련해 “시장 관심은 높지만 실제 고객 수요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12단 중심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련 기술은 이미 확보돼 있어 향후 고객 요구 변화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HBM4 이후 시장에 대한 시각도 제시됐다. SK하이닉스는 “HBM4 이후에는 단순 적층 경쟁을 넘어 베이스 다이 미세 공정과 시스템 최적화를 결합한 커스텀 HBM이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들과 관련 기술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파트너사와의 ‘원팀(One Team)’ 협업을 통해 최적의 제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커스텀 HBM을 차세대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하며, HBM4E 이후 세대에서도 공정·패키징 기술을 결합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