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에서도 이민 단속?…이탈리아, 美 ICE 보안 참여에 반발 [미리보는 2026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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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밀라노 동계올림픽 보안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탈리아 정치권이 주권과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28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는 ICE 요원들이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기간 국제 범죄 조직 관련 위협을 식별하고 완화하는 보안 지원 업무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이 미 국무부 외교안보국, 이탈리아 당국과 공조하는 방식이며 모든 보안 작전의 최종 권한은 이탈리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이민 단속 활동을 벌이는 일은 없다고도 선을 그었다.

하지만 현지 정치권 반응은 싸늘하다.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ICE를 두고 "사람을 죽이는 민병대"라고 비판하며 "밀라노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내 ICE 및 연방 요원들의 총격 사망 사건을 거론하며 이탈리아의 민주적 보안 운영 방식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전 총리 주세페 콘테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에서 폭력과 사망 사건이 이어진 뒤 ICE 요원들이 올림픽 보안을 위해 이탈리아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를 향해 "우리 스스로의 경계를 설정하고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정부 측은 사태 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은 "ICE 요원들이 거리 치안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실에서 협력하는 수준"이라며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형 국제 행사에서 각국 보안 기관이 정보 협력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논란은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유럽 내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성향 지도자로 평가받는 상황과 맞물리며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살라 시장의 발언은 이탈리아의 외교적 자율성과 대미 관계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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