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서울 용산·노원과 경기 과천·성남 등 도심 핵심 입지의 공공부지와 노후청사를 활용해 총 6만 가구를 신규 공급한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착공해 주거 불안을 완화하고 집값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29일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등 10개 부처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수도권에 향후 5년간 135만 가구를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이번 공급을 통해 도심권 청년층 주거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6곳에 3만2000가구, 경기 18곳에 2만8000가구, 인천 2곳에 100가구를 공급한다. 총면적은 487만㎡로, 판교 신도시(약 2만9000가구) 2개 규모이자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한다. 서울 물량은 과거 보금자리주택 서울 공급 물량(3만8000가구)의 84% 수준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기존 공급이 서울 주요 도심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반영해, 역세권과 교육·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지역에 물량을 집중 배치했다는 점이다.
입지별로 보면 활용도는 낮지만 위치가 우수한 도심 내 공공부지에 4만3500가구를 공급한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1만 가구), 캠프킴 부지(2500가구), 501정보대 부지(150가구) 등을 활용해 용산구 일대에 1만2650가구를 조성한다. 여기에 용산 유수지(480가구), 용산 도시재생혁신지구(324가구), 용산우체국(47가구) 등을 포함하면 총 1만3501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기존 계획을 제외한 추가 발굴 물량은 6101가구다.
노원구 태릉CC 부지도 주요 공급지로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 공급이 추진됐던 이 부지를 활용해 68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시와 성남시에 각각 9800가구, 6300가구를 배치한다. 과천은 경마장과 방첩사령부 이전 부지를 활용해 미래 산업과 일자리가 결합된 ‘첨단 직주근접 기업도시’로 조성한다. 성남은 판교테크노밸리와 성남시청 인근 약 67만4000㎡(20만 평) 부지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공급한다.
이밖에 △동대문구 일원(1500가구) △불광동 연구원 부지(1300가구) △광명경찰서(550가구) △하남 신장 테니스장(300가구) △강서 군부지(918가구) △독산 공군부대(2900가구) △남양주 군부대(4180가구) △국방대학교 부지(2570가구) 등 서울·경기 도심 공공부지에서도 주택을 공급한다.
도심 내 노후청사 활용 대상지로는 △서울의료원(518가구) △성수동 옛 경찰청 기마대 부지(260가구) △쌍문동 교육연구시설(1171가구) △수원우편집중국(936가구)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 공기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국유재산심의위원회와 세계유산영향평가 등 사전 절차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2월에는 도심 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부지와 제도 개선 과제를 추가 발표하고, 상반기 중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택 공급 방안은 ‘주거복지 추진방안’을 통해 내놓는다.
아울러 투기 차단을 위해 이번에 발표된 공급 대상지와 인근 지역은 즉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이상 거래에 대한 조사도 실시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오늘 방안을 발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도심 공급 물량을 추가 발굴하고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지속해서 살펴보고 있다”며 ”구체적 방안을 빠른 시일 내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덕 국보투 장관도 “이번 공급 계획 발표 후에도 도심 신규 공급지를 꾸준히 발굴해 국민 주거 불안을 완화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통한 정부의 도심 내 공급 확대 의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본지 자문위원인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평년 기준으로 서울의 연간 주택 공급 물량이 6만 가구 안팎인데, 이번 대책은 수도권 전반에 걸쳐 3년여에 걸쳐 착공되는 규모”라며 “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집값 상승 흐름의 방향성을 바꿀 만큼의 물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