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조리·완제품 확대·소포장 선호 뚜렷…명절 이후 6~10일 ‘재구매 골든타임’ 부상

설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명절 농식품 소비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특수형 소비’에서 벗어나 일상 소비 패턴과 점점 닮아가고 있다. 차례 준비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반조리·완제품과 소포장 상품 수요가 확대되고, 명절 직후 재구매 시점이 유통·출하 전략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촌진흥청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비자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명절 농식품 구매 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 올해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63.9%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년 설(51.5%) 대비 12.4%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이유로는 여행(32.7%), 종교적 이유(25.4%), 차례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25.0%)이 주로 꼽혔다. 차례 준비의 번거로움(14.2%)이나 경제적 부담(2.7%)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명절 귀향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47.3%에 그쳤고, 나머지는 집에서 휴식하거나 여행을 선택했다.
차례를 지내는 가정에서도 간소화 흐름은 뚜렷했다. 응답자의 84.5%가 “과거보다 차례 방식이 간소화됐다”고 답했으며, 음식량 감소(38.8%), 품목 수 축소(36.0%), 일부 음식 구매(9.7%) 순으로 변화가 나타났다. 실제 차례 음식 준비 방식은 ‘일부 직접 조리+일부 구매’가 61.8%로 가장 많았고, 전부 구매는 6.9%에 그쳤다.
이 같은 변화는 명절 농식품 소비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설 명절 기간에도 농식품을 평소처럼 구매한다는 응답은 46.2%에 달했고, 평소보다 더 많이 구매한다는 응답도 36.3%로 나타났다. 일상 소비 목적의 구매 비중은 육류(65.5%)와 과일류(19.0)가 높았으며, 구매 장소는 대형마트(46.8%), 전통시장(15.6%), 온라인몰(14.2) 순으로 조사됐다.

차례 음식 품목 가운데서는 조리 부담이 큰 떡류와 전류에서 반조리·완제품 구매가 집중됐다. 반조리·완제품 선택 시 고려 요소로는 맛(54.8%), 원산지(20.6%), 가격(16.5%) 순이었으며, 차례용 과일 역시 전통적인 제수 과일 비중은 줄고 새로운 국산 과일이나 일부 수입 과일 구매 비중이 소폭 늘었다.
설 선물 소비는 여전히 농식품 중심 구조를 유지했다. 설 선물을 구매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63.7%였고, 이 가운데 농식품 선물 비중은 77.1%로 공산품(22.9%)을 크게 웃돌았다. 평균 선물 구매 금액은 6만6000원 수준으로, 3만~5만 원대가 가장 많았다. 선물 구매 장소는 대형마트(43.5%)와 온라인몰(31.1)이 중심이었다.
명절 이후 농식품 소비 회복 속도도 주목할 만하다. 설 연휴 직후 구매가 감소했다는 응답은 46.0%였지만, 잔여 음식 소진 이후 6~10일 이내 재구매한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명절 이후에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겠다’는 응답이 75.2%로 집계돼, 대량 구매보다는 계획 소비 성향이 강화된 모습이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경영혁신과장은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점차 줄어들면서 설 명절 농식품 소비도 일상 소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명절 수요에 맞춘 상품 구성뿐 아니라, 명절 이후 재구매 시점을 고려한 탄력적인 출하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