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경쟁력은 뒷걸음질⋯“반도체·자동차 빼면 한계” [보호무역 2.0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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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성장에도 수출국·품목 집중도 ‘세계 최고 수준’
반도체·자동차 쏠림 심화…구조적 리스크 확대

▲경기 용인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수출 경쟁력의 체질은 오히려 취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특정 국가와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 핵심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대외 충격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수출의 다변화 현황과 수출 지속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국 및 수출품목 집중도 지수(HHI)는 각각 918, 520으로, 세계 10대 수출국(홍콩 제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수출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수출의 편중 구조가 두드러진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와 수출 규모가 비슷한 일본(892, 389), 프랑스(549, 118), 이탈리아(486, 108)와 비교해도 격차는 뚜렷하다. 상위 10대 수출품목 비중은 전체 수출의 50%를 넘었고, 상위 10대 수출국 비중 역시 70.8%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수출 대상국 역시 중국과 미국의 비중이 전체의 38.2%로, 편중이 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7000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는 1526억 달러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과 맞물려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 660억 달러(9.42%)로 2위를 차지했다. 두 품목이 전체 수출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사실상 전체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반도체, 자동차 이어 △선박 290억 달러(4.14%) △전자기기 151억 달러(2.15%) △바이오 147억 달러(2.1%) △농수산식품 113억 달러(1.61%) △화장품 104억 달러(1.48%) 순으로 높았다.

▲현대차 싼타페 (사진=현대차)

이러한 수출 편중이 심화할수록 시장 수요 변화, 관세 및 환율 변동 등에 더욱 취약해 대응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이 다운 사이클이던 2023년 당시에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전년 대비 7.4% 급감하기도 했다. 자동차 역시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등 시장 트랜드 변화에 민감하다. 기업들이 관세 등에 대응해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투자 부담과 비용 구조 약화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에 수출 다변화가 단순히 시장 수를 늘리는 데 그치고, 반도체·자동차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새로운 성장 품목을 키우지 못한다면 수출의 질적 성장과 지속 가능성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 수출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적 성장을 위해 품목과 시장의 전략적 다변화가 필수적”이라며 “기존 주력 산업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첨단기술 기반 신성장 산업으로 전환하고, 시장별 특성을 고려한 리스브 분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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