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중 의존 줄이고 7000억 달러 달성, 수출 시장 재편 본격화

반도체 수출·수입 동시 1위, 에너지 중심 무역 구조 흔들려
미국 관세 압박 속 EU·동남아로 시장 이동, 수출 다변화 가시화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이 세워져 있다. (이투데이DB)
2025년 우리나라 수출이 7094억 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단순한 기록 경신이 아니라 무역 구조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관세청은 '수출입 통계로 본 2025년 대한민국'을 통해 7000억 달러 수출의 이면을 짚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반도체의 위상이다. 반도체 수출은 1753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4분의 1에 육박하며,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수입에서도 반도체가 원유를 제치고 1위 품목으로 올라서면서, 에너지 중심이던 수입 구조가 AI 산업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도체 수입 1위 국가는 대만으로, 첨단 제조 공정에서 글로벌 분업 구조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수출이 유지된 점도 특징이다. 철강과 자동차에 대한 품목 관세로 대미 수출은 감소했지만, 유럽연합과 베트남, 대만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전환되면서 전체 수출 감소를 막았다. 실제로 유럽연합, 베트남, 대만은 모두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해, 수출 시장 다변화가 수치로 확인됐다.

무역수지 구조도 달라졌다. 수입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무역수지는 77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고, 그 결과 에너지 수입 비중은 20% 아래로 내려왔다.

수출의 저변이 넓어진 점도 주목된다. 2025년 수출 기업 수는 10만 2000개로 늘었고, 수출 신고 건수도 9% 증가했다. 대기업 중심 구조 속에서도 중소·중견 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며, 수출 생태계의 탄력성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수입 신고의 80% 이상이 개인 몫으로 나타나, 해외 직접구매 증가라는 소비 구조 변화도 동시에 확인됐다.

관세청은 이번 실적이 단기 회복이 아니라, 공급망 재편과 산업 전환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은 출발점에 불과하며, 향후 관건은 반도체 중심 성장의 지속성과 미·중 의존도를 낮춘 시장 다변화 전략의 정착 여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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