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성과급보다 중요한 것 ‘평가기준’

박준 노무법인 라움 대표·공인노무사

“인센티브를 줬는데 직원들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성과급 때문에 오히려 조직 분위기가 나빠졌습니다.” 컨설팅 현장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말이다. 성과를 보상하고 잘한 사람에게 더 주고 싶어 성과급·인센티브를 도입하지만, 정작 평가체계보다 성과급부터 서둘러 적용하면서 조직이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은 ‘얼마를 받았는지’보다 ‘왜 그 금액을 받았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상 기준과 설명이 부족하면 동일한 성과급 지급도 불만의 출발점이 된다. 그 결과 성과급은 성과의 결과라기보다 매년 그냥 지급되는 관행으로 전락하기 쉽다.

공정한 보상의 핵심은 직무와 역할에 따른 평가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그 기준으로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업종 특성과 사업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평가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직무별로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지가 정의되어야 한다. 생산직에서는 단순 생산량보다 품질·안전·공정 준수가, 영업직에서는 매출뿐 아니라 거래처 관리와 제안 과정에서의 기여도가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이런 직무 특성이 평가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급만 정교하게 설계해봐야 구성원의 공감을 얻기는 힘들다. 결국 성과급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금액이나 비율이 아니라 ‘설명 가능한 평가’이며, 이를 위해 직무·역할 기반의 평가 기준 정립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평가제도를 ‘갈등을 만드는 불편한 제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구성원의 진짜 불만은 점수 그 자체가 아니라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데서 출발한다. 평가가 일방적인 통보로 작동하면 직원들은 이를 성과가 아닌, 사람에 대한 판단으로 받아들이고 관계는 경직되며, 조직 내 불신은 점점 커진다. 반대로 기준이 명확하고 결과에 대한 설명과 대화가 가능하다면 평가는 기대치의 차이를 줄이고 업무를 바라보는 공통 언어가 된다. 박준 노무법인 라움 대표·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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