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000Pa 흡입력과 듀얼 플렉서블 암… 사각지대 공략은 확실
자동 세척·건조로 손 덜어주지만 재맵핑 필요 구간과 가격은 부담

DJI가 하늘에서 쌓아온 정밀 기술을 바닥으로 옮겼다. 드론 강자 DJI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로봇청소기 ‘로모(ROMO) 시리즈’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로모 P는 “센서 회사가 만든 청소기”라는 인상을 준다. 흡입력 숫자 경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공간 인식과 장애물 회피 능력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첫인상은 디자인이 잡는다. 로모 P는 본체 상단과 스테이션 전면에 투명·반투명 소재를 적용했다. 내부 구조가 그대로 보여 조작 동선이 직관적이고 관리 포인트도 눈에 들어온다. 전용 앱 ‘DJI Home’에서도 실시간 경로와 상태가 연동돼 처음 로봇청소기를 쓰는 사용자도 적응이 어렵지 않다.
핵심은 역시 장애물 회피다. 로모 P는 듀얼 어안 비전 센서와 솔리드 스테이트 라이다 기반 감지 시스템을 앞세워 전선이나 작은 물체를 사전에 인식한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 얇은 케이블과 작은 블록 같은 생활 장애물을 멈춰 서서 확인한 뒤 우회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벽을 ‘쿵’ 치고 돌아나오는 방식이 아니라 진입 전에 경로를 수정하는 편이라 집안 가구가 많은 환경에서 체감 차이가 크다. 특히 어두운 침대 아래처럼 시야가 불리한 구간에서도 LED 보조광을 활용해 주행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청소 성능은 숫자대로다. 로모 P는 최대 2만5000Pa 흡입력을 내세우는데 러그나 카펫에서 체감이 분명하다. 한 번 지나간 자리와 그렇지 않은 자리의 먼지량 차이가 보일 정도로 깊숙한 먼지를 끌어올리는 느낌이다. 여기에 듀얼 플렉서블 암과 돌출형 물걸레가 모서리 구간에서 확장·수축하며 사각지대를 줄인다. 벽면을 따라가다 모서리를 만나면 브러시가 튀어나오듯 움직이며 먼지를 끌어모으는 방식이다. 문지방이나 화장실 앞 발받침대 같은 낮은 턱은 비교적 가뿐히 넘었고 두꺼운 러그는 첫 시도에 주춤해도 추가 매핑 뒤에는 학습한 듯 올라타는 편이었다.
물걸레는 단순 보조 기능을 넘긴다. 오염도에 따라 물 분사량을 조절하고 바닥이 과도하게 미끄럽지 않도록 수분량을 관리하는 쪽에 가깝다. 로모 P는 세정액뿐 아니라 바닥 탈취제를 수납하는 공간을 두고 필요 시 물걸레 패드에 분사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청소 뒤 은은한 향이 남는 구성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청소 완료 체감’을 강화하는 장치로는 설득력이 있다. 주방처럼 끈적임이 남는 구역을 별도로 지정해 청소 강도를 올리는 활용도 가능하다.

관리 자동화는 프리미엄의 이유다. 청소가 끝나면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먼지 비움과 물걸레 세척이 이어지고 건조까지 자동으로 진행된다. 젖은 걸레 냄새나 세균 번식에 민감한 가정이라면 큰 매력 포인트다. 다만 건조 단계에서 소음이 도드라지는 점은 아쉽다. 또 초기 맵핑 시 방문이 닫혀 있던 공간은 문을 열어도 스스로 새 경로를 개척하지 않고 청소에서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새 구역 반영을 위해 재맵핑을 해야 하는 점은 번거롭다.
가격은 부담이다. 출시 프로모션 기준으로 로모 P는 164만9000원이며 로모 A 152만 원 로모 S 135만 원으로 책정됐다. 로보락 등 기존 강자들이 점유한 시장에서 소비자 설득의 핵심은 “왜 더 비싼가”가 될 수밖에 없다. 로모 P는 그 답을 흡입력보다 인식과 회피에 둔다. 전선과 소형 장애물이 많은 집, 가구 배치가 촘촘한 구조, 러그가 깔린 환경이라면 로모 P의 차별점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반대로 넓고 단순한 구조라면 ‘이 정도 정밀함이 꼭 필요했나’라는 질문이 남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