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팩터’로 확장된 AI 경쟁…오픈AI가 디바이스 만드는 이유

소프트웨어 중심의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하드웨어 개발까지 나섰다. ‘에이전틱 AI’를 넘어 현실 세계를 지속적으로 인식·학습하는 ‘월드 모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만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의 생성형 AI 경쟁이 모델 성능 고도화를 넘어 AI가 실제로 구동되는 디바이스까지 확장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AI로 구동되는 하드웨어 기기를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크리스 러헤인 오픈AI 최고대외관계책임자(CGAO)는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악시오스 하우스 다보스' 행사에서 "올해 하반기에 새 기기에 대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기 형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화면 없이 말로 대화하는 AI 오디오 기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폰이나 헤드폰, 스마트 스피커 등의 형태일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오픈AI는 지난해 5월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했던 조니 아이브의 스타트업 ‘io’를 인수하면서 하드웨어 시장 진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답변하는 AI’를 넘어 현실 세계를 지속적으로 인식·학습하는 ‘월드 모델’로 진화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월드 모델은 텍스트 입력에 반응하는 기존 LLM과 달리 음성·환경·행동 등 물리적 맥락 데이터의 축적이 핵심이기 때문에 하드웨어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신체 밀착형 디바이스는 화면을 거치지 않고도 이러한 데이터를 상시 수집할 수 있어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데 유리한 형태로 꼽힌다.

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LLM은 5년 이내에 구식이 될 것”이라며 월드 모델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AI 경쟁은 모델 성능을 넘어 물리적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폼팩터 경쟁’으로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간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5~10년 내에 도래할 것이라며 AI 글라스(안경)이 차세대 ‘킬러 폼팩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킬러앱은 당신 곁에 붙어 삶을 돕는 유니버설 디지털 어시스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디바이스를 둘러싼 빅테크 간 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애플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듀얼 카메라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탑재한 핀 형태의 소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구글은 삼성전자·젠틀몬스터·워비파커 등과 손잡고 제미나이 기반 AI 안경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폼팩터가 없는 지금까지의 AI 경쟁은 한계에 접어들었다”며 “AI가 구동될 새로운 폼팩터가 등장할 경우 기존 시장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24시간 신체의 일부처럼 작동하며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디바이스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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