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점검'인가 '표적 감사'인가… BNK금융 겨눈 금감원 조사에 관치금융 논란

▲BNK금융지주 전경 (사진제공=BNK금융지주)

금융당국이 국내 8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나선 가운데, 특정 금융지주를 겨냥한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가 네 차례나 연장되며 ‘먼지떨이식 표적 감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번 사태를 두고 "금융개혁을 빙자한 관치금융의 부활"이라며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BNK금융지주에 대한 수시검사를 오는 30일까지 다시 연장했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6일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검사는 네 차례 연장을 거치며 해를 넘겨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인 검사 목적은 '대출 취급의 적정성'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미 지난해 3월 약 한 달간 진행된 정기검사에서 현미경 검증을 거친 기업대출 사안까지 다시 들춰보고 있다며 사실상 '나올 때까지 털겠다'는 식의 조사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연초 신사업 구상과 경영 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본사와 계열사 현장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라는 것이다.

검사 방식 역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금감원은 본사뿐 아니라 일선 지점 직원들까지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업무용 이메일은 물론 사적인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 폭넓게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이미 소명이 끝난 사안을 반복적으로 추궁하거나, 대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ESG·문화 사업 관련 자료까지 요구받고 있다며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호소가 나온다.

금융노조는 이를 두고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또 다른 폭력”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정 결론을 전제로 증거를 끼워 맞추는 이른바 ‘답정너’식 수사 기법이 금융당국에 의해 동원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수시검사가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사를 '부패한 이너서클'로 지목한 이후 급격히 고조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독립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감독기구가 대통령 발언 이후 특정 금융지주를 겨냥한 장기 검사에 돌입하면서 '코드 감사'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는 “제도의 문제를 감사와 압박으로 해결하려는 순간 관치금융의 망령은 되살아난다”며 “금융지주를 적으로 돌려 인디언 기우제식 표적 감사를 반복한다고 해서 금융이 개혁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역 금융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대표 금융기관인 BNK금융이 장기간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지역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과 금융 지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의 생산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위축은 곧 지역 경제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년 업무보고 과정에서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있었고, 이에 따라 각 금융지주 관련 수시검사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진행 중인 검사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으며, 수시검사는 사안에 따라 연장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금융감독의 공정성과 독립성, 그리고 개혁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감독이 개혁의 수단인지, 아니면 압박의 도구로 비칠지는 결국 이번 검사 방식과 결론이 가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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