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투자 대규모 자금, 바이오로 쏠린다
오름테라퓨틱, 1450억 원으로 바이오 기업 중 최다
비상장 기업 중에서는 파인트리테라퓨틱이 670억 원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5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 20곳 가운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고비용 산업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임상 진입과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수출을 성과로 내세워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였다.
25일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 숲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 유치 상위 20곳 가운데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6곳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투자 유치 사례는 오름테라퓨틱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145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투자를 유치했다. 보유한 유동자산이 약 15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와 맞먹는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투자 규모 기준으로 20곳 중 네 번째다.
뒤를 이어 리보핵산(RNA)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올릭스가 1150억 원을 유치했다. 오름테라퓨틱과 마찬가지로 CPS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기술 경쟁력과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도를 앞세워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넥스아이(610억 원), 일리미스테라퓨틱스(580억 원), 셀락바이오(540억 원), 에임드바이오(511억 원)가 500억 원 이상 투자 유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파인트리테라퓨틱스는 670억 원을 유치하며 비상장 바이오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투자 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업은 제노스코 출신 송호영 대표가 2019년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산업 특성상 투자 규모가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신약 하나를 임상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데 수천억 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초기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단순 연구 단계보다는 임상 진입 여부나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갖춘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이들 기업은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수출 성과를 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대규모 투자로 이어졌다. 일부 기업은 추가 투자를 검토하는 투자사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 사례들이 향후 기업공개( IPO)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이전 단계에서 이미 수백억~수천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공모 시장에서도 바이오 기업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는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상장 이전 단계에서 기업 가치와 사업성을 한 차례 검증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는 기술력뿐 아니라 사업화 가능성과 글로벌 확장 전략까지 일정 부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임상 진입이나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수출 등 성과가 쌓일수록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신뢰와 관심도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곳은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으로 3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