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수업을 다시 묻다”⋯겨울방학에도 멈추지 않은 교사들의 배움

서울시교육청 ‘동계 혁신미래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가보니

▲21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서울시교육청의 ‘동계 혁신미래교육 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21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한 강의실. 교사들이 모여 앉아 포스트잇에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치를 적으며 토론을 이어갔다. 같은 학교에서 온 교사들은 한 조를 이뤄 ‘우리 학교는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둘 것인가’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날은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동계 혁신미래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첫날이다. 연수에 참여한 서울시교육청 소속 초·중·특수학교 교원들은 선도교사의 안내에 따라 학교 비전을 정립하고, 이를 토대로 교육과정을 어떻게 설계할지 논의했다. 학교의 교육 방향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연수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숙명여대에서 진행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교육과정 공동 설계·수업·평가 혁신의 과정을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참여형으로 설계됐다.

교육과정 프레임워크는 학교가 중시하는 교육 가치와 목표를 바탕으로 교사들이 수업과 평가 방식을 함께 설계하는 구조다. 단위 교사가 개별적으로 수업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연수는 신청 단계부터 학교별 3~4명이 함께 참여하도록 설계됐다. 교내에서 교육과정 혁신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개별 교사가 아닌, 교원 공동체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교장이나 교감이 함께한 모둠도 적지 않았다. 모집 인원을 훌쩍 넘는 신청이 몰리며 추첨으로 대상자를 선정할 정도로 현장 관심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연수에 참여한 김선희 강명초 교사는 “지난해 진행된 하계 연수를 통해 프레임워크를 처음 접했는데, 우리 학교가 하고 있는 수업 재구성 방향이 맞는지 점검해보고 싶었다”며 “특히 평가 부분에서 늘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연수에서 그 고민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진행된 서울시교육청의 ‘동계 혁신미래교육 아카데미’에서 교사들이 학교의 비전을 세우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교사들은 이날 오전 강의에서 교육과정 프레임워크의 개념을 이해한 뒤, 오후에는 학교별로 모여 비전을 세우는 실습에 참여했다. 학생들이 어떤 가치를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지를 토대로 학교의 방향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이 비전은 각 학교가 만드는 교육과정의 뿌리가 된다.

전인숙 율현초 교장은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수업 정보가 넘쳐나고 선생님들이 마치 쇼핑하듯이 자료를 가져다 수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방향을 잃으면 의미 없는 수업이 되기 쉽다”며 “이번 연수는 학교가 가야 할 방향을 동료들과 함께 정리하고 그에 맞춰 수업을 설계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수는 단순한 수업 방법 공유를 넘어 학교 단위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박진교 국사봉중 교장은 “교육의 변화는 개별 교사의 노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의 민주주의와 집단지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이번 연수는 교사들이 함께 참여해 학교 안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교사들은 연수 이후 학교로 돌아가 신학년 준비 과정에 이번 논의를 반영할 계획이다. 전 교장은 “연수에서 실습한 교육과정 프레임워크 흐름을 신학년 집중 준비 기간에 그대로 적용해 볼 생각”이라며 “특히 학교에서 취약했던 부분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겨울방학에도 교사들의 배움은 멈추지 않는다”며 “학교 변화와 학생 성장을 위해 꾸준히 연구·실천하고 성찰하는 교사들의 협력적 성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응원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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