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후 자동차 합류…피지컬 AI가 판 키웠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장의 과실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았다. 지수는 불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대형주와 소형주 간 수익률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며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한 달(2일~21일)간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15.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형주 지수는 7.4%, 소형주 지수는 0.47%로 오르는데 그쳤다. 대형주 상승률은 소형주의 약 32배로, 같은 코스피 시장 안에서도 체감 수익률 격차가 분명하게 벌어졌다.
코스피 전체는 같은 기간 4309.63에서 4909.93으로 13.9% 상승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중심의 강세장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 랠리는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까지 가세하며 대형주 펀더멘털이 한 단계 확장됐다는 평가다.
이번 상승장의 출발점은 반도체 대형주였다.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16.3% 상승, SK하이닉스는 9.3% 상승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를 반영했다. 다만 시장의 무게중심은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았다.
반도체 위주였던 AI 기대는 자동차·로봇으로 확장되며 대형주 상승의 축을 넓혔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피지컬 AI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형주 랠리에 본격 합류한 점이 지수 흐름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연초 29만8500원에서 21일 54만9000원으로 83.9% 급등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61% 뛰며 장중 55만1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시가총액은 112조4120억 원으로 집계돼 종가 기준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그룹주 전반으로도 강세가 확산됐다. 기아는 5% 오른 17만2100원, 현대모비스는 8.09% 상승한 48만75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을 결합한 피지컬 AI 전략이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성장 경로를 구체화하며 구조적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KB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80만 원으로 상향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 생산성 혁신의 결정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자율주행·로보틱스 파운드리 비즈니스까지 감안하면 현대차의 중장기 시가총액은 2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AI가 반도체 중심의 인프라 투자 단계를 넘어 실제 생산과 노동을 대체하는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현대차가 그 확장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승의 질이 강화된 것과 달리 확산은 제한적이다. 실제로 21일 기준 연초 이후 코스피 대형주 시가총액은 약 460조 원 이상 증가한 반면, 중형주는 20조 원대 증가에 그쳤고, 소형주는 시가총액이 오히려 0.2%(1878억 원) 감소했다. 코스피 지수는 상승했지만 상승의 과실은 대형주에 집중되며 수익률 양극화는 오히려 더 굳어졌다는 평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승은 기대보다 이익(EPS) 개선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주 중심의 쏠림과 순환매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