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홍수'·성북 '가뭄'…'토허제'가 가른 25개구 전세 양극화

정부의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여파로 비강남권 전세 매물 씨가 마른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대규모 입주가 이어진 강남권은 오히려 매물이 쌓이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자치구별로 극심한 온도 차를 보이며 양극화의 늪에 빠졌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2210건으로 1년 전(3만 296건) 대비 26.7% 감소했다. 통계상 서울 전세 4채 중 1채가 사라진 셈이다.

특히 비강남권의 감소세는 '소멸'에 가까운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성북구가 1년 전보다 86.5% 급감하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성북구를 포함해 △관악구(-71.1%) △강동구(-67.0%) △광진구(-65.7%) △은평구(-63.5%) △동대문구(-63.4%) △중랑구(-61.1%) △강북구(-59.0%) △노원구(-58.9%) △성동구(-54.2%) △서대문구(-52.6%) △구로구(-48.9%) 등 22개 자치구에서 전세 매물이 감소했다.

이러한 가뭄의 배경에는 정책 규제와 시장 상황이 맞물려 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허제로 묶이며 갭투자를 통한 신규 전세 공급이 차단된 데다 성북구 등 일부 지역은 지난해 이문·휘경 뉴타운 입주 당시 쏟아졌던 매물이 소화된 이후 나타난 기저효과가 수치상 급감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출 규제로 상급지 이동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기존 집에 머무는 '이동 중단' 현상이 겹치며 매물 잠김이 심화됐다.

비강남권이 전세 가뭄에 시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오히려 전세 매물이 늘었다. 송파구는 전년 대비 전세 매물이 49.9% 급증했다. 서초구(28.1%)와 강남구(6.7%) 역시 매물이 늘었다.

이는 최근 강남권에 집중된 대규모 신축 단지의 입주 효과다. 송파구는 '잠실 르엘',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의 입주가 시작됐고 서초구도 잠원동 신축 고급 아파트 '메이플자이'(3307가구) 등 대단지 공급이 이어지며 일시적으로 전세 수급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서울주택 정보마당'의 2월 전세 예측 물량(40㎡ 미만, 40~85㎡ 미만, 85㎡ 이상)에 따르면 성북구(361개), 관악구(231개) 등 매물 부족 지역의 공급은 여전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송파구(741개), 강남구(714개) 등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풍부한 물량이 대기 중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송파구와 서초구는 최근 잠실 르엘, 메이플자이 등 수천 세대 규모의 대단지 신축 입주가 이어지며 일시적으로 매물이 늘어난 측면이 크다"며 "서울 외곽 지역은 대출 규제로 인해 집을 사서 이동하려던 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전·월세로 눌러앉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경향이 짙어지며 매물 잠김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거 사다리가 끊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전체적인 수급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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