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이동하며 부제소 합의
구조조정에 전면 이행하면 임금 부담↑
불응하면 1인당 1000만원 과태료 부담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하는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1213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원청 직접고용 거부 의사를 밝힌 직원 숫자가 수백 명으로 파악되면서 직접 고용해야 하는 숫자는 1213명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조치를 이행하든, 불응하든 막대한 재무 부담 가중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현대제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직접 고용을 이행해야 하는 기한은 다음달 26일 까지다. 노동부 천안지청은 직접 고용 대상으로 판단되는 명단을 현대제철에 전달했고, 현재 명단 대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아직 회사로부터 회신은 받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노동부 천안지청은 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10개사 소속 노동자 1213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렸다. 당진공장 협력업체 10개 사 소속 노동자들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대제철은 25일의 시정 기간 내 직접 고용을 이행해야 하며, 불응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명단 대조 과정에서 실제 직접고용 대상 인원은 당초 알려진 1213명에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현대제철 협력업체 노동자 다수는 현대제철이 설립한 자회사인 현대ITC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현대제철 직접 고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파견법상 근로자가 직접 고용을 거부한 경우에는 고용 의무에서 제외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현대ITC로 입사하면서 부제소 합의(분쟁이 발생해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당사자 간에 맺는 약속) 조건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역시 “현대ITC로 이동하면서 이같이 합의한 직원 숫자를 수백 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제철의 부담은 적지 않다. 2024년 기준 현대제철 직원 수는 1만1361명 규모다. 여기에 1000여 명이 추가되면 인력이 10%가량 늘어난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9300만 원 수준. 단순 계산만 해도 연간 임금 부담 930억 원이 증가하는 셈이다.
직접 고용을 하지 않고 버틸 경우 과태료 부담이 뒤따른다. 시정지시에 불응하면 피해 근로자 1인당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년 이내 동일 위반이 반복될 경우 최대 3000만 원까지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시정지시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직접 고용 부담이 워낙 큰 데다, 불법파견 여부를 둘러싼 사법 판단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이미 검찰 송치를 거쳐 기소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법원 판단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전략을 택할 여지가 남아 있다.
현대제철의 재무 여력은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에는 인천공장의 90t(톤) 전기로 제강 라인과 소형 압연라인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투자 등 대규모 투자 계획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시정지시를 받은 뒤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현대제철 측은 “노무와 법무 쪽에서 계속 검토 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