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점 앞세운 한화의 확장 전략…투자금 회수는 부담
내실 vs 확장, 다른 길…‘변수’ 앞에 공통된 고민

글로벌 조선업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조선업계를 이끄는 두 리더의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각각 내실과 확장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의 전략을 택했지만, 어느 한쪽이 명확한 우위에 있다기보다는 기대와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실에 방점을 찍은 정 회장은 이중 연료 추진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암모니아·수소 운반선과 친환경 엔진 기술을 준비하는 한편, 현장에서는 용접·협동 로봇과 인공지능(AI) 기반 설계·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며 생산성 향상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미래기술 아이디어 챌린지 공모전을 열어 유망 과제를 발굴하고, 산학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시제품 제작이나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국내에서 가장 선제적인 기술 고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방향성은 구조적인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신조 발주가 줄어드는 국면에서 제조·운영 최적화 중심의 투자가 장기적인 수익성으로 직결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친환경 전환과 자율운항 등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 상용화 속도와 규제 환경 역시 변수로 남아 있다. 기술 투자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예상만큼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술 투자가 많을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업황 등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수익성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친환경 선박도 운항에 있어 안전성 등 상용화를 가로막는 등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대체 연료 선박의 경우 연료의 저장·보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나 운영 비용 부담 문제 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택했다. 미국 법인 재편과 1조 원이 넘는 자금 투입, 한화필리조선소 인수 및 추가 출자 등을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섰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현지 조선소를 보유한 점은 분명한 차별화 요소다.
그러나 공격적인 확장은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회수 시점과 수익성 가시화가 가장 큰 과제다. 미국에서 외연 확장을 빠르게 진행한 만큼 인력 비용, 운영 효율, 기술 유출 가능성 등 관리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할 경우 높은 인건비와 비용 구조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미국의 선박 수요가 커서 발주는 꾸준할 수 있으나, 수익성 확보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