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이 대형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부담을 사실상 홀로 짊어지게 됐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손을 뗀데 이어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까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다.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초대형 난공사를 대형사 한 곳이 이끌어가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가덕도신공한 부지조성공사 컨소시엄 불참 의사를 주간사인 대우건설에 전달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차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당시 참여 의사를 밝힌 뒤 내부 검토를 이어왔으나 사업 참여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건설과 코오롱글로벌도 최근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이들 역시 사업 추진의 불투명성과 낮은 사업성 때문에 발을 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 지분 구조도 변화했다. 1차 입찰 때 지분은 대우건설 52%, 한화 건설부문 11%, HJ중공업 5%, 금호건설·코오롱글로벌 각 4% 등으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중 약 10%를 배분받는 방식으로 참여를 논의했다. 이후 대우건설은 이탈 기업들의 지분까지 흡수해 현재 지분 비중이 약 71%까지 확대된 상태다.
대우건설은 남은 건설사들과 지분 조정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추가 참여 유치도 병행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 가운데 신규 참여를 희망하는 곳도 있어 추가 합류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참여사들 사이에서도 지분 확대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내부 조율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컨소시엄 재편과 참여사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사업의 공사 난이도에 비해 대형 건설사의 참여 폭이 크게 좁아졌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이번 입찰에 참여한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해상 매립을 기반으로 방파제·호안 시공과 활주로 기반 조성이 동시에 맞물리는 초대형 해상 토목사업이다. 공정 간 간섭이 빈번하고 기상·파랑·해저 지반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공정 지연이 발생하면 원가 부담은 물론 안전·품질 리스크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총괄 공정 통제와 위험 관리 역량이 사업 수행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대형사가 다수 참여해 공구를 분담하고 장비·기술 투입과 리스크를 나눌수록 사업 안정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기상 조건과 지반 여건 등 변수가 많아 공정 관리와 안전·품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사업일수록 충분한 시공 경험과 위험 관리 역량을 갖춘 업체의 역할이 사업 안정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누가 봐도 상당한 기술력과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한 프로젝트“라며 “현대건설이 빠졌을 때만 해도 다른 여러 대형사가 일을 나누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되겠다 싶었는데 지금은 대우건설만 남아 있어 제대로 된 사업 관리와 시공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주관사에 지분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구조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정·원가 관리, 하도급·자재·장비 조달, 안전관리 체계 구축 등 현장 운영 전반이 주관사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다. 발주기관이 공동수급협정서 제출과 PQ 심사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의 적정성과 수행체계의 실효성을 면밀히 검토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1차 PQ가 단독 응찰로 유찰된 전례가 있는 만큼, 2차 PQ에서도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거나 수행체계 보완 요구가 이어지면 일정이 지연되거나 최악의 경우 컨소시엄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단순 지분이 아니라 대형사 공백 속에서 초대형 해상 공사를 운영할 수행체계가 갖춰졌는지 여부”라며 “지분 재편과 역할 분담이 공동수급체 취지에 부합하는 형태로 정리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육지와 해상에 걸쳐 지어지는 국제공항이다. 부지 규모만 666만9000㎡이며 활주로를 비롯해 여객·화물터미널, 공항 접근 도로·철도 건설 및 물류·상업 시설 등을 갖출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입찰 불참 선언에 따라 사실상 공회전 상태였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재입찰 추진했다. 이어 공사 기간은 기존(84개월)보다 22개월 늘린 106개월로 새로 잡았으며 공사금액은 2000억 원 가까이 증액해 10조7000억 원으로 재설정했다. 2차 입찰 마감일은 이달 6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