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먼저 열린 반도체 관세 면제…한국도 ‘동등 대우’ 확보할까

한미 추가 협상 불가피

▲SK하이닉스 미국 인디애나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SK하이닉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한국이 다시 한 번 대미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미국이 주요 반도체 생산국 가운데 대만에 가장 먼저 관세 면제 조건을 제시하며 대미 투자를 관세 혜택과 직접 연동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대만과 동등한 수준의 반도체 관세 우대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한미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대만은 이날 상호관세율을 한국ㆍ일본과 같은 15%로 낮추고, TSMC 등 대만 기업들과 정부가 미국에 각각 2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와 신용 보증을 제공하는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앞서 한국은 3500억 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각각 25%이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특히 미국이 새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 중인 대만 기업에 해당 시설을 짓는 동안 생산능력 대비 최대 2.5배까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매겨지는 품목별 관세를 면제해 준 것의 눈에 띄는 부분이다. 초과분은 역시 232조에 따라 우대율이 적용된다. 또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은 해당 시설의 생산능력 대비 1.5배에 해당하는 물량까지 품목별 관세 없이 미국으로 수입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일 포고문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 관세를 반도체 전반에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관세 수준과 면제 여부 등을 향후 주요 반도체 생산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동시에 미국의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 공급망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통해 우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안내했다.

이런 가운데 그 윤곽이 이날 대만과의 무역 합의 발표를 통해 나타났다. 대만에 대한 이런 조건은 앞으로 한미 간 협상에서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이 작년에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했을 당시에는 미국이 반도체 관세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당시 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조건을 협상하지 못했고,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는 원칙적인 합의에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지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아 현재 단계에서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 향후 한미 협상을 통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대만과의 협상에서도 관세 면제의 큰 틀을 발표했을 뿐 세부 이행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만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만 협상단을 이끈 정리쥔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격)은 이날 워싱턴 D.C. 주미 대만대표처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세계 최초로 미국이 향후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에 대해 상대적으로 완전한 수준의 최혜국 대우를 얻었다”며 “이는 미국이 대만을 중요한 반도체 전략 파트너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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