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효관세율 8.1%로 폭등⋯중소·중견 주력 '철강가공품' 50% 관세 날벼락

지난해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관세 여파로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위상이 흔들리고,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주력하는 철강 가공 제품군이 고율 관세의 늪에 빠지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2024년 0.2%에 불과했던 한국산 제품의 미국 내 유효관세율은 작년 1~9월 기준 8.1%로 40배 이상 치솟았다.
이 기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억 달러 감소하며, 미국 수입 시장 내 한국의 순위는 7위에서 9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 의존도를 10% 미만으로 낮추는 대신 베트남과 대만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했고, 한국은 과정에서 '관세 폭탄'의 파편을 맞은 형국이란 분석이다.
대기업이 이끄는 자동차와 가전은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자동차의 경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이 타결돼 작년 11월 1일 자로 소급해 15%의 관세가 적용되는 것으로 정리됐다.
가전 역시 월풀의 이전가격 조작 공격을 방어하며 15% 상호관세 선에서 막아냈다.
문제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주력 품목인 '철강제품(HS 73류)'이다. 파이프, 볼트·너트, 프레임 등이 포함된 이 품목군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무려 50%의 살인적인 관세율이 부과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세관당국의 모호한 행정 처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월 철강 제품에 대해 '철강 함량 가치'에 대해서만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기업들은 제품 가격에서 노무비, 제조경비, 이윤 등을 뺀 순수 철강 원자재 가격만 '철강 함량'으로 신고해 관세를 낮추는 고육지책을 썼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한국 기업들의 철강 함량 신고 비중은 37.7%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미 세관 내부에서 "철강만으로 구성된 제품은 총액을 철강 함량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며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 의견이 공식화될 경우 그동안 낮게 신고했던 관세 차액을 토해내야 하는 것은 물론, 사실상 대미 수출길이 막히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심종선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파트너는 "미 세관의 공식 입장이 확정되는 순간 우리 수출 기업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조만간 예정된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과 세관의 입장 정리를 예의주시하며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