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재무장관의 원화 구두개입 발언 이후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1460원대로 급락했다. 다만 1985년 플라자 합의처럼 달러 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내고 “베센트 장관은 원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가 한국 경제 펀더멘털과 맞지 않다는 점,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 한국 경제 성장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주요 파트너가 되고 있다는 점을 핵심적으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이 과거 플라자 합의를 연상시키지만, 당시와 현재의 금융·정책 환경이 달라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 연구원은 “과거 플라자 합의 국면에서는 외환 개입뿐 아니라 국제 공조 하 정책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이 동반되며 달러 약세가 장기간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는 금융시장 개방 확대와 자본 이동 구조 변화로 금리 차에 따른 달러 변동 경로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화됐고, 연준의 금리 인하도 막바지 국면이라는 점에서 금융환경을 통한 약달러 유도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가별 정책 우선순위의 차이도 변수로 지목했다. 하 연구원은 “당시에는 미국·유럽이 재정적자 축소와 물가 안정, 일본·독일이 내수 확대를 각각 추진하며 통화 강세가 뚜렷했지만, 현재는 일본과 한국이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외환 개입에 더해 경제정책 공조까지 동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도 경기 부진과 재정 제약이 공존해 환율 조정을 위한 정책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심리적 상단’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하 연구원은 “이번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레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1월 이후 급반등은 대외 강달러 압력과 엔화 약세 연동, 투기적 매도세가 겹친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크고, 1400원 중후반대에서 심리적 저항선이 형성돼 추가 원화 약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미국의 실제 외환정책 수단과 강도가 관건이라고 봤다. 하 연구원은 “구체적인 미국의 외환 개입 방안은 아직 부재해 이번 발언은 원·달러의 추세적 하락보다는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자리할 전망”이라며 “연내 플라자 합의와 유사한 수준의 외환 정책이 전개될 경우 원·달러의 하향 안정화가 가능하지만, 달라진 금융환경 하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