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사들이 그간의 '저평가' 굴레를 벗고 자사주 소각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며 증시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는 전날 증시에서 전거래일 대비 6.23% 오른 13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월 들어서 한화 주가는 단 2거래일만 하락하면서 전날까지 68.18%가 급등했다. 또한 같은 기간 삼성물산이 16.73% 상승했고, SK도 16.41% 강세를 보이면서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11.32%를 앞섰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SK스퀘어(9.57%), CJ(9.41%), 롯데지주(7.10%), 현대지에프홀딩스(5.61%), LG(4.69%) 등 지주사가 일제히 오르며 리레이팅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SK증권은 현재 9개 지주사의 합산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은 51.9%로, 2020년 이후 저점인 49.8%에 바짝 다가선 상태라고 평가했다. '할인율'이란 지주회사가 실제로 보유한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낮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최근 이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지주사가 제 가치를 찾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랠리의 핵심인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사들인 자기 주식을 소멸시키는 행위다. 주식 시장에 풀린 전체 주식 수가 줄기 때문에 남은 주식 한 주가 가지는 권리와 가치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는 기업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가장 확실한 주주 환원 방법으로 꼽힌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1월 내 통과를 추진 중인 '자사주 의무소각'이 포함된 3차 상법개정안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은 대주주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없앨 유인을 강력하게 제공하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제2의 한화'로 쏠린다.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롯데지주(27.5%)를 필두로 SK(24.8%), LG(20.0%), LS(13.7%) 등이 유력한 후보군이다. 이들은 향후 자사주 소각 로드맵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가 계단식으로 상승할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2026년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지주회사 전반의 리레이팅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제는 단순 업종 베팅보다 밸류에이션·배당·자사주를 동시에 갖춘 종목에 관심을 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의 급등은 인적 분할 이슈가 메인이었으나, 자사주 소각 발표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가 매입과 동시에 소각된다는 인식이 생기면 주당 가치 상승 측면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슈가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1월 중 발표될 상법 개정안의 세부 내용이 리레이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