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韓근로자 인지역량 청년기부터 하락…성과 기반 임금체계 필요"

KDI FOCUS '근로자 인지역량 감소 요인과 개선 방안'

(한국개발연구원(KDI))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청년기부터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주요국보다 하락 폭이 커진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보상체계를 역량·성과 중심으로 전환해 개인 역량 강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공개한 KDI FOCUS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 방안'에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PIAAC는 16~65세 성인의 핵심 역량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국제적으로 비교·평가할 수 있도록 해 각국의 경제·사회적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약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제조사다.

주요 측정 항목은 수리력, 언어능력, 문제해결력 등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정보처리 능력이다. 이 중 수리력, 언어능력 등 인지역량 지표는 1주기(2011~2012)·2주기(2022~2023) 조사에서 일관된 방식으로 측정돼 각국 성인의 10년간 인지역량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KDI 분석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가 여타 국가의 근로자에 비해 연령 증가에 따른 인지역량 감소 폭이 컸다.

1주기 조사에서 우리나라 근로자의 수리력, 언어능력 점수는 20~30대에는 OECD 평균보다 높았지만 이후 빠르게 낮아져 40대에는 OECD 평균을 밑돌고 50~60대에는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10년 뒤 2주기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30~34세에서는 OECD 평균과 유사한 수준인 수리력과 언어능력이 60~65세에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인지능력 하락은 50대 중반 이후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 하락은 여타 선진국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20대 후반(25~29세) 근로자의 수리력, 언어능력 점수는 40대 초반(40~44세)이 되면 각각 14.10점, 18.94점 감소하는데, 이는 청년기 인지역량 감소가 본격화하지 않고 오히려 역량이 강화되기도 하는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과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김민섭 KDI 연구위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이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 손실이 여타 선진국과는 달리 매우 이른 연령대인 20~30대부터 시작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KDI는 근로자의 자발적인 역량 향상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임금 및 보상체계 미비를 지목했다. 순수 역량보다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임금의 연공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개인 역량과 성과에 따른 보상은 미흡하기 때문에 취업 이후 근로자 개인의 실질적인 역량 개발 노력 유인이 낮다는 것이다. 반면 경력 초기 대기업 등 고임금 일자리 진입을 위한 비효율적인 학력·스펙 경쟁은 과열되고, 경력 성숙기에 개인의 역량 강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역량 감가상각'이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특히 근로자 인지역량 향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임금 보상도 주요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1주기 기준 한국은 근로자 수리력 점수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 임금이 2.98% 올랐는데, 이는 미국(7.38%), 독일(7.38%), 일본(6.43%)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주요 27개국 평균(6.13%)보다도 3%포인트(p) 이상 낮았다.

언어능력 점수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 우리나라 임금은 3.05% 올랐지만 미국(8.79%), 독일(6.69%), 일본(5.08%)보다 낮았다. 27개국 평균은 5.31%였다.

KDI는 근로자 역량 및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1차 필요조건으로 역량·성과에 따른 합리적인 임금·보상체계를 꼽았다. 인지역량에 대한 임금 보상 수준이 여타 선진국보다 낮은 만큼 직무급·성과급제 등 역량에 기반한 임금체계 확산을 통해 근로자에게 역량 개발 유인이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다 본질적인 정책 과제로는 △근로자 역량 개발을 위한 근로시간 선택권 확보 등 관련 기회·여건 마련 △학습·훈련 프로그램 내실화 및 임금·보상 연계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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