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發 전력수요 급증…구리 ETF도 뛴다

구릿값 t당 1만3000달러 돌파
ETF 수익률도 동반 상승
AI·전력망 투자 겹치며 구조적 수요 확대
광산 차질에 美 사재기까지…수급 압력

▲8월 14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의 한 공장에서 구리 막대 코일이 구리 평판 와이어 생산 라인에 놓여 있다. 간저우/로이터연합뉴스

금과 은 가격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산업 금속인 구리 가격까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빠르게 상승했다. 안전자산 선호에 더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수요가 맞물리면서 금속 전반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구리선물(H)은 최근 한 달간 8% 넘게 올랐다. TIGER 구리 실물 ETF도 같은 기간 9.7% 급등했다. 국제 구리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관련 ETF 수익률 역시 동반 상승했다. 두 상품의 지난해 수익률은 각각 30%, 34%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국제 구리 가격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가격은 지난 6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사상 처음으로 톤(t)당 1만3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년간 구리 가격은 49% 상승했다.

구리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 기대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공급 차질이 동시에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망 확충이 본격화하면서 배관과 배선에 사용되는 구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글로벌 주요 광산의 잇따른 차질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환경 문제와 사고 등으로 중남미와 동남아 지역의 주요 구리 광산 가동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구리 정광 수급이 빠듯해졌다. 정광 확보 경쟁이 심화하자 대형 제련소들이 제련 수수료를 사실상 받지 않는 조건까지 제시하며 원료 확보에 나서는 등 공급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통상 정책 변수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구리에 대한 수입 관세 재검토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자 미국 기업들이 관세 인상 이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물 수요가 급증했다. 실제로 미국 내 구리 재고가 빠르게 늘어나며 글로벌 시장의 가용 물량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 전망도 강세 쪽에 무게가 실린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에너지 전환 흐름으로 구리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반면, 신규 광산 개발은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이유다. 구리 광산은 발견 이후 실제 생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최근 신규 매장지 발견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향후 수년간 구리 시장이 구조적인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보험성 금리 인하 기대 속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구분 없는 ‘에브리싱 랠리(Everthing Rally)’ 환경이 이어지고 있고, 정련 구리 기준으로 글로벌 수급이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매크로와 펀더멘털 측면의 호재가 소멸하기 전까지는 구리 가격의 사상 최고치 랠리가 유효할 것”이라며 “중국의 재고 비축과 미국으로의 재고 이동이 겹치며 LME 재고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단기적으로도 타이트한 수급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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