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0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이 바라본 2026 경제․경영 전망’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40.1%가 올해 전반적인 한국경제 경기흐름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예상한 기업이 36.3%로 두 번째로 많았다. ‘전년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3.6%로 둔화를 예상한 기업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기업들의 신중한 경기전망은 올해 경영계획에도 반영됐다. 전체 기업의 79.4%가 올해 경영계획의 핵심 기조로 ‘유지경영’(67.0%) 또는 ‘축소경영’(12.4%)을 선택했다. 이는 ‘확장경영’(20.6%)을 택한 기업보다 무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2023년 말 기준(65.0%)과 비교해 14.4%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제조업 전반에서 안정과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황 전망이 좋은 산업에서는 확장적 경영 행보를 보이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올해 호황이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기업(47.0%)이 경영계획 기조를 확장경영으로 택했다. 제약·바이오와 화장품 산업도 확장경영을 택한 기업비중이 각각 39.5%, 39.4%로 전체 평균을 넘어섰다. 반면, 내수침체, 저가공세 등으로 부진한 섬유, 철강 산업은 축소경영을 채택한 기업 비중이 각각 20%, 17.6%로 가장 높았다.
경영계획 수립에는 산업별 업황 회복세 및 비용 수익구조의 차이가 주로 영향을 미쳤다. 올해 경영계획 수립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핵심 변수로 기업 절반 이상이 ‘경기․수요 전망’(52.0%)을 꼽았고 △비용 및 수익성 요인(25.9%) △기업 내부사정(7.6%) △정책․규제환경 변화(7.5%) △대외 통상리스크(7.0%)가 뒤를 이었다.
특정업종에 회복세가 쏠리는 등 우리 경제의 개선 흐름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기업들은 2026년 실적목표를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실적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실적 목표를 어느 수준으로 설정했는지 물음에, 내수와 수출 부문 모두 ‘전년도 실적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응답했다. 목표치를 확대하거나 축소했다는 답변 중에서는 내수와 수출 부문 모두 ‘확대’라는 답변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
올해 우리 경제가 회복의 갈림길에 있는 가운데, 절반 가까운 기업들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을 가장 제약할 리스크 요인으로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47.3%)를 지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유가·원자재가 변동성(36.6%) △트럼프 발 통상 불확실성(35.9%) △글로벌 경기 둔화(32.4%) 순으로 응답하며 기업들은 주로 대외변수로 인한 위협 우려가 컸다. 한편 ‘기업부담 입법 강화’(19.4%), ‘고령화 등 내수구조 약화’(12.5%) 등 국내요인을 지목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기업들이 고환율을 한국경제 리스크로 가장 우려한 만큼 환율 안정에 대한 요구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경제 활성화 및 기업 실적 개선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점 정책으로 기업 42.6%가 ‘환율 안정화 정책’을 선택했다. 이어서‘국내투자 촉진 정책’(40.2%)과 ‘관세 등 통상대응 강화’(39.0%), 소비 활성화 정책’(30.4%)도 높은 비중을 차지해 특정 영역이 아닌 다방면에서 기업들의 정책 요구가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위기산업 지원정책’(22.5%), ‘AI·첨단산업 육성 지원책’(13.5%)에 대한 응답도 적지 않아 산업의 구조전환 및 경쟁력 강화에 대한 정책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 수출과 내수가 동반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산업별 회복격차와 고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신중한 경영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정부가 경제 성장전략을 통해 소비·투자·수출 전반에 걸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 만큼 정책의 효과가 실질적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업종별 맞춤 지원과 더불어 과감한 인센티브 및 규제 개선이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