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과 연동해 건강관리 영역으로 확장
제약사들도 해당 시장에 잇따라 진입

혈당을 측정하기 위해 손끝을 찌르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당뇨 환자의 필수 의료기기로 여겨지던 혈당측정기는 최근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피부를 뚫지 않는 비침습 혈당측정 기술까지 등장하며 혈당 관리 패러다임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혈당 측정은 단순히 수치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기존 혈당측정기는 채혈을 통해 특정 시점의 혈당만 확인할 수 있어 혈당 변동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측정 과정의 불편함과 통증으로 환자 순응도가 낮다는 점도 지속해서 지적돼 왔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며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 CGM이다. 피부에 센서를 부착해 24시간 혈당 변화를 추적하는 CGM은 저혈당이나 고혈당 위험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어 환자 관리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흐름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혈당측정기 시장에서 연속혈당측정기 비중은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혈당측정기 시장 내 CGM 비중은 2021년 33%에서 2024년 35.5%로 늘었으며 2032년에는 42.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진화의 방향도 분명하다. CGM은 측정 정확도 개선과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와 연계한 데이터 관리 기능이 강화되며 단순 의료기기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당뇨 환자 중심의 관리 도구를 넘어 일반인을 포함한 건강관리 영역으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식습관, 운동, 수면 등 생활 데이터와 혈당 정보를 결합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헬스케어의 혈당관리 서비스 ‘파스타’는 아이센스, 덱스콤 등 주요 CGM 기기와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GM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활용해 혈당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애보트 역시 자체 플랫폼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의 혈당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이처럼 혈당측정기는 데이터 분석과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 모델을 강화하며 기기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혈당측정기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독, 동아ST 등 주요 제약사들도 혈당측정기 출시와 판매에 나서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 주목받는 기술은 비침습 혈당측정이다.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정확도 확보와 임상 검증, 규제 허들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기존 혈당측정기를 대체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기술력을 높여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혈당측정기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2024년 306억 달러(약 45조 원)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12.8% 성장해 약 800억 달러(약 1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자가혈당측정기 시장은 86억7500만 달러(약 12조 원)에서 205억 달러(약 30조 원)로 성장하고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은 108억 달러(약 15조 원)에서 343억 달러(약 50조 원)로 더욱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