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제경매 집합건물 역대 최대…전세 사기·경기 침체 여파

▲서울의 한 주택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지난해 강제경매에 부쳐진 집합건물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세 사기 여파와 함께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은 3만8524채로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많았다.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는 채권자가 판결문과 같은 집행권원(국가가 집행력을 부여한 공정증서)을 확보한 상태에서 법원에 강제경매를 신청하면 이뤄진다. 집합건물은 하나의 건물 안에 여러 독립된 공간이 존재해 각각 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파트, 빌라(연립·다세대), 오피스텔, 상가 등을 말한다.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이 이뤄진 집합건물은 2023년까지 3만 채를 밑돌다가 2024년(3만4795채) 처음으로 3만 채를 웃돌았다. 지난해는 약 10.7%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 경기가 1만1323채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1만324채), 인천(5281채), 부산(2254채), 경남(1402채), 전북(1236채) 순이다.

서울과 경기에서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가 이뤄진 집합건물이 1만 채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강제경매에 넘어간 집합건물 상당수는 전세 사기와 연관된 빌라로 보인다.

피해 임차인들의 강제경매 신청이 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 사기 피해 주택 낙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매각된 물건 수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강제경매 증가는 경기 침체 시기에 나타나는 흐름이기도 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전세 사기나 깡통 전세(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돌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 피해 임차인이 강제경매를 신청한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 경색과 채무 불이행으로 법원 판결을 통해 최후의 보루인 부동산이 강제경매로 넘어간 사례도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강제 경매로 매각(낙찰)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은 1만3443채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만 채를 넘긴 것이다.

수도권인 서울(4398채)과 경기(3067채), 인천(2862채)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과 임의경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이 이뤄진 집합건물은 각각 4만9253채, 2만4837채로 집계됐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일정 기간 이상 원금·이자를 갚지 못하면 담보를 가진 채권자가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집행권원 없이 신청 가능하다는 게 강제경매와 다르다.

지난해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은 전년보다 11.1% 줄었지만 임의경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은 17.4% 증가했다.

집값 급등기에 '영끌'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했던 매수자들이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소유권을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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