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권 정시 경쟁률 5년 만에 최고치
불수능 여파에 서울권 하향지원도 영향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권과 지방권 대학 간 경쟁률 격차가 최근 5년 새 가장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 장기화와 주거비 부담 속에 학비·생활비를 함께 고려하는 ‘실리형 지원 전략’이 확산된 데 더해, 이른바 ‘불수능’ 여파로 서울권 하향지원이 늘어난 점도 격차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종로학원이 전국 190개 대학(서울 40곳·경인 39곳·지방 111곳)의 최근 5년간 정시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6학년도 정시 평균 경쟁률은 서울권 6.01대1, 지방권 5.61대1로 집계됐다. 서울과 지방 간 경쟁률 격차는 0.40대1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지방 간 경쟁률 격차는 2022학년도 2.77대1에서 2023학년도 2.21대1, 2024학년도 2.10대1, 2025학년도 1.84대1을 거쳐 해마다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격차가 1대1 이하로 떨어지며 서울과 지방 간 정시 지원 양상이 사실상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했다.
지방권 대학의 경쟁률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지방권 평균 경쟁률은 2022학년도 3.35대1에서 2026학년도 5.61대1까지 꾸준히 상승하며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권 경쟁률은 6대1 안팎에서 큰 변동 없이 정체 양상을 보였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권 15개 대학이 평균 6.43대1, 충청권 38개 대학이 6.30대1을 기록해 서울권 평균 경쟁률(6.01대1)을 웃돌았다. 지방 6개 권역 가운데 서울권보다 경쟁률이 높은 지역이 나타난 것은 최근 5년 사이 처음이다.
지원자 수 역시 지방권에서 크게 늘었다. 2026학년도 정시 지원자는 서울권이 19만 2115명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한 반면, 경인권은 11만 2421명으로 5.1%, 지방권은 21만 337명으로 7.5% 각각 증가했다. 특히 대구·경북권은 지원자 수 증가율이 13.0%로 가장 높았고, 부산·울산·경남권도 9.9% 늘었다.
지방권 대학의 미달 위험도 눈에 띄게 줄었다. 경쟁률 3대1 미만으로 사실상 미달 가능성이 높은 대학 수는 2022학년도 60곳에서 2026학년도 20곳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번 정시에서는 ‘불수능’에 따른 하향지원 현상도 격차 축소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어·영어 등 주요 과목의 난도가 높아지면서 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점수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서울권 일부 대학 대신 경인권이나 지방권 경쟁력 대학으로 지원 전략을 조정한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 지역 수험생 가운데 일부는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거주지 인근 대학이나 지방 거점대학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인 입시 변동을 넘어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권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취업 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서울로 진학해 주거비 부담을 떠안기보다는 지역 내에서 학업과 취업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이 합리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불수능 여파로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하향지원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며 “서울권 명문대가 아닌 이상 지방의 경쟁력 있는 대학을 선택하려는 실리적 판단이 정시 지원 양상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지방대학 집중 육성 정책과 공공기관·공기업 지역인재 채용 확대가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경우, 지방대에 대한 인식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