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전날 4586.32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6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지수는 5일 4457.52에서 출발해 6일 4525.48, 7일 4551.06, 8일 4552.37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이후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며 주간 기준으로 의미 있는 레벨업을 이뤘다는 평가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이어졌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034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1조1967억 원, 개인은 1340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이번 주 증시 상승은 반도체 업종이 주도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대형주 랠리가 새해 들어서도 지속되며 지수 전반을 끌어올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 조정된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수요 확대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반도체 공장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메모리 공급업체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주간 기준 16.3% 급등하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상사·자본재(+9.7%), 자동차(+9.2%)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호텔·레저(-5.7%), 비철·목재(-3.8%), 화학(-2.6%)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공개한 현대차그룹도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그룹주 전반이 피지컬 AI 사업 기대 속에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4250~4700으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실적 상향 모멘텀과 글로벌 이벤트를 꼽았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 원으로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코스피 실적 전망치도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 말 기준 2026년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309조5000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335조9000억 원으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이익 합산 전망치는 159조9000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47.6%를 차지한다. 반도체 중심의 추가 실적 상향 가능성을 감안하면 12개월 선행 PER 11.4배는 여전히 부담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단기 리스크 요인도 공존한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IEEPA 근거 관세의 합법성에 대해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 경계심리가 형성되고 있다. 판결 결과에 따라 미 정부 재정 부담과 국채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초 이후 지수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증권가는 전반적인 주식시장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 주에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며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수 있고,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흐름도 점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인 투자자의 고객 예탁금이 90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대기 자금 유입 여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실적과 정책, AI 인프라 모멘텀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기적 상승 흐름은 유효하다”며 “반도체를 비롯해 증권, 피지컬 AI, ESS, 제약·바이오 등 실적과 정책 모멘텀이 결합된 업종을 중심으로 조정 시 매수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