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전략 실적에 반영
메모리 슈퍼사이클 재점화
HBM4 전환 삼성 비중 확대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세웠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7년 만에 다시 경신한 데 이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메모리 가격 반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세대 교체, 여기에 파운드리의 점진적 회복이 맞물리며 ‘반도체 제국’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잠정치 20조 원을 웃돈 22조8200억 원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는 26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실적도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 늘어난 418조 원,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증가한 107조 원으로 예상된다.
개별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 곡선은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배 늘어난 25조2000억 원으로 추정했고, 2분기는 29조5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분기 평균 34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100조 원 돌파가 높게 점쳐진다.
메모리 가격 반등이 실적의 중심축이다. 인공지능(AI) 사이클이 빠르게 확장되며 서버용 D램과 HBM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국면이다.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는 구조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공급 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인상 여력이 커졌고, 이는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가격 전략의 효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평균판매가격(ASP) 인상 정책이 2026년 1분기까지 실효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서버 고객사들이 토큰 수요 급증에 대응해 서버 증설에 나서면서 단기 가격 부담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40~50% 상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HBM 세대 교체는 삼성전자 점유율 확대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HBM3E(5세대 HBM)에서는 브로드컴과 구글 공급 비중이 삼성전자 46%, SK하이닉스 36%, 마이크론 18% 수준으로 추산된다. HBM4(6세대)로 넘어가면 삼성전자 비중이 62%까지 확대되고, SK하이닉스 23%, 마이크론 15%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부가 제품에서의 존재감이 한층 두드러지는 구조다.
엔비디아 공급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HBM3E 기준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점유율은 각각 12%, 71%, 17% 수준이나 HBM4에서는 삼성전자 28%, SK하이닉스 55%, 마이크론 17%로 삼성전자 몫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HBM4 수율 개선의 이슈가 여전히 존재하나 품질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며 “하반기 엔비디아 루빈 출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점유율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부문은 점진적 회복 국면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갤럭시 S26과 갤럭시 Z8 시리즈에 탑재되며 물량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AI5·AI6 칩은 2027년 이후 매출 인식이 예상돼 단기 실적 기여도는 제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