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장 짓는 '그린필드' 투자 286억불로 사상 최대치 경신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60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경제·산업에 대한 신뢰 회복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이 과정에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질 좋은 투자'가 유입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평가다.
산업통상부가 7일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4분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작년 연간 외국인직접투자(신고 기준)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36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실제 자금이 집행된 도착 기준 실적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179억5000만 달러로 역대 3위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실적에 대해 산업부는 지난해 상반기 투자 급감(-14.6%)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들어 반전 드라마를 쓴 점에 주목했다.
남명우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 투자가 집중됐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한국행이 이어지며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고도화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최대 실적 달성의 일등 공신은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짓는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였다.
그린필드 투자는 전년 대비 7.1% 증가한 285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위 실적을 경신했다. AWS, 앰코테크놀로지, 에어리퀴드 등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4분기에 집중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단순히 지분만 인수하는 인수ㆍ합병(M&A)과 달리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면 M&A 투자는 74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지만, 지난 3분기 급감세(-54.0%)에서 벗어나 4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남 정책관은 "M&A는 해당 국가의 정세와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결과물"이라며 "3분기까지 줄어들던 투자가 4분기에 반등한 것은 새 정부 들어 우리 경제와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실제 M&A 관련 투자도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동반 상승했다. 제조업은 15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핵심 소재 관련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구체적으로는 화공(99.5%)과 금속(272.2%) 분야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전기·전자(-31.6%)와 기계장비(-63.7%)는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은 AI 데이터센터 및 온라인 플랫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6.8% 증가한 19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유통(71.0%)과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43.6%) 업종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국가별로는 친(親) 서방 기조가 두드러졌다. 미국은 금속, 유통, 정보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가 대폭 확대되며 전년 대비 86.6% 급증한 9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역시 화공, 유통 분야 투자 증가로 35.7% 늘어난 69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44억 달러, -28.1%)과 중국(35억9000만 달러, -38.0%)으로부터의 투자는 큰 폭으로 줄었다.
투자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191억5000만 달러로 9.0% 증가했고, 비수도권 역시 60억6000만 달러로 10.8% 늘어났다.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 강원(360.1%), 부산(237.5%), 전남(133.8%) 등 일부 지자체의 투자 유치 성과가 눈에 띄었다.
정부는 고환율 등 대외 변수 속에서도 이번 최대 실적 달성의 모멘텀을 올해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남 정책관은 향후 전망에 대해 "'한국 경제가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가'라는 장관 신년사처럼 미중 경쟁 심화와 세계 경제 블록화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면서도 "전략적 투자 유치와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