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악산·삼성산 자락의 구릉지 지형으로 정비사업에 어려움을 겪어온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장기간 개발이 지연됐던 노후 주거지가 대규모 재정비를 통해 서남권 주거 중심지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대표 노후 주거지로 꼽혀온 신림동 일대 재개발 사업이 최근 들어 일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신림뉴타운 3구역이 지난해 입주를 마친 데 이어 2구역은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다. 1구역과 5~8구역도 정비 절차가 본궤도에 올랐다. 신림뉴타운 재개발이 완료되면 총 1만4869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성과가 나타난 곳은 신림뉴타운 3구역이다. 신림3구역은 노후 불량주택과 공원 내 무허가 건물이 밀집했던 지역에서 재개발을 통해 최고 17층, 571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했다. 단지명은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다. 2005년 제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약 20년에 걸쳐 재정비가 완료됐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10억7000만 원(15층)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 입주권이 2024년 4월 30일 8억2607만 원(12층)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입주 이후 2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3구역 맞은편에 있는 2구역은 올해 상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신림2구역은 9만5795.2㎡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8층 20개 동 148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 519가구다.
신림뉴타운 가운데 최대 사업지로 꼽히는 1구역도 본격적인 분양 국면을 앞두고 있다. 신림1구역은 최고 29층, 39개 동, 4185가구 규모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2028년 착공, 2030년 준공이 목표다. 이 구역은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으나 사업시행 주체 적격성과 추진위원회 승인 등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지며 10년 넘게 사업이 지연됐다. 이후 2021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 사업지로 선정되며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후발 주자인 5~8구역도 최근 정비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 수권분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8일 신림동 5구역의 정비구역 지정 및 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최고 34층 3973가구(임대 624가구 포함)로 재탄생한다. 이어 같은 달 24일 6구역과 8구역도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구역지정·경관심의를 통과했다. 6구역은 최고 28층, 994가구 규모다.
특히 5·6구역은 맞닿아 있는 입지를 활용해 연계 개발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두 구역을 아우르는 보행축과 가로를 조성해 약 5000가구 규모의 ‘숲세권’ 주거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들 구역은 신림뉴타운 내에서 신림역(2호선·신림선)과 가장 가까운 입지를 갖추고 있다. 신림초등학교와 신림선 서원역도 인접해 주거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두 구역에는 5000가구 규모의 신흥주거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신림8구역은 최고 33층, 2257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8구역은 관악산(난곡지역) 자락에 형성된 지역이다. 지리적 요인과 주민 갈등이 겹치며 10년 넘게 사업이 표류했으나 2024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며 사업이 재개됐다. 서울시는 일반주거지역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사업성을 높였다. 교통 정체가 심한 난곡로 일대도 함께 정비할 계획이다. 주민 반대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어온 신림7구역 역시 2024년 9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최고 25층, 1402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4구역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돼 후속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다만 모든 사업이 순탄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신림동은 2호선과 신림선을 통한 강남·여의도 접근성이 강점이지만 관악산·삼성산 자락의 구릉지 지형과 고도 제한 소규모 필지 위주의 토지 구조로 사업 여건이 단순하지 않은 지역”이라며 “토지 소유 형태가 다양해 이해관계가 복잡한 만큼 구역별로 정비사업 추진 속도에는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사업 성패는 결국 분양가 수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며 “신림이라는 지역 특성을 감안할 때 분양가 부담이 커질 경우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신속통합기획 등 정책적 지원과 인센티브가 병행돼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