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납기 단축 등 잇단 러브콜
강훈식 "캐나다, 현대차 공장 자국내 건설 요구"
"무기 성능만으론 역부족"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이 기업 간 기술 대결을 넘어 치열한 외교·산업 패권전으로 격화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단순한 가격과 성능 비교를 넘어, 현지 생산과 국가 간 안보 동맹까지 결합한 총력전 양상이다.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000t(톤)급 디젤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유지보수정비(MRO)까지 합하면 60조 원 규모다. 한국이 이 계약을 따내면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KMS는 캐나다 퀘벡 기반 제조사 ‘마르멘(Marmen)’과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TKMS는 캐나다에 제안하고 있는 잠수함 모델 ‘Type 212CD’의 일부 구획·복합 조립품을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현지화 카드를 내세웠다.
캐나다 안에서 부품 생산·정비·업그레이드를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현지 업체를 공급망에 넣어 기술을 일부 이전하고, 생산·정비 일감을 캐나다에 남기면 캐나다 정부가 원하는 일자리와 산업 인프라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TKMS 행보는 한화오션이 영국 방산업체 밥콕(Babcock) 캐나다 법인과 손잡고 현지 ‘유지·정비(ISS)’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하다. 양사는 지난해 9월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에서 17년 이상 잠수함 운용·유지보수 경험을 쌓아온 밥콕이 한화오션의 CPSP 프로젝트 독점 운용·유지보수 파트너로 참여하는 구도다.
캐나다 정부의 숏리스트(적격 후보)에는 한국과 독일이 이름을 올렸다.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양국 정부 지원 사격도 노골화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자국산 전투 관리 시스템 대신 록히드마틴 캐나다의 CMS330을 자국 해군 함정 최대 12척에 탑재하기로 했다. 약 1조 원 규모의 방산 계약으로, 단순 무기 거래가 아닌 CPSP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주고받기’식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더 나아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TKMS가 생산량을 늘려 2027년부터 연간 3~4척의 잠수함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견제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 가정 시 2032년 첫 인도, 2035년까지 4척 납품이 가능하다며 빠른 납기를 강조했다.

‘절충교역’은 막판 변수다. 캐나다는 이번 잠수함 사업과 관련, 한국과 독일에 절충교역 형식의 사업 협력을 요청 중이다. 절충교역은 해외 무기나 장비 도입 시 계약 상대방으로 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 수출, 군수지원 등을 받아내는 교역 방식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 출연해 CPSP 프로젝트와 관련해 캐나다 정부가 자국에 현대자동차 공장 건설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독일에도 폭스바겐의 자국 내 공장 건설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방산 협력 지원을 위해 조만간 캐나다를 방문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는 3월 2일까지 최종 제안서 제출받아 올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8조 원 규모 폴란드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도 한화오션이 스웨덴에 밀려 막판에 고배를 마신 것처럼 이제는 단순히 무기 성능, 납기만으로는 경쟁이 어렵다”면서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 정부의 지원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