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중심' 제작 관행 탈피해야

2024년 한국 상업영화의 한 편당 평균 순제작비가 약 95억 원으로 조사된 가운데, 인건비가 43%를 차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1억 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영화시장이 갈수록 위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비 문제의 핵심에 출연료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문체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영화 수익성 분석'에 따르면, 순제작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인건비로 확인됐다. 상업영화 한 편당 평균 인건비는 41억3000만 원인데, 이중 배우들의 출연료가 18억 원이다. 나머지는 스태프들의 임금(23억 원)이다. 순제작비의 43%가 인건비로 나간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제작비 대비 출연료 비중은 △2019년 20% △2020년 19% △2021년 16% △2022년 19% △2023년 18% △2024년 18%로 집계됐다.
팬데믹 기간 일시적으로 낮아졌던 출연료 비중은 이후 다시 18~19%대로 회복되며 고착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건비 외에는 기재비, 진행비, 후반 작업비 순으로 비중이 컸다.
이 같은 구조는 스타 캐스팅 중심 제작 관행과 맞물려 있다.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유명 배우에게 비용이 집중되지만, 실제로는 관객 동원 실패 시 손실 폭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문제는 출연료를 줄이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한 제작 관계자는 "스타 배우의 몸값은 제작사 간 경쟁 속에서 사실상 시장 가격으로 굳어졌고, 출연료 인하를 시도할 경우 캐스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제작 현장의 스태프 인건비는 노동 환경과 직결돼 있어 축소에 한계가 있다. 그 결과 출연료 중심의 인건비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 환경도 출연료 부담을 흡수하기엔 녹록지 않다. 2024년에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 37편의 전체 매출 중 극장 매출 비중은 68%였다. OTT 매출 비중은 전체의 3%로, 팬데믹 시기 대비 감소세다. 여전히 상업영화는 극장 매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인건비를 포함한 제작비는 갈수록 상승하지만, 객단가는 하락하고, 극장 외 시장 성장 둔화가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출연료를 포함한 고정비는 유지되지만, 회수 가능한 수익 창구는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지혜 영화평론가는 "여전히 스타 캐스팅에 기대 '안전하게 가보자'는 제작 관행이 유지되고 있지만, 문제는 그 방식이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스타를 앞세웠다고 해서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보장은 이미 사라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배우 몸값을 줄이는 건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다. 출연료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제작비를 짜는 방식, 수익을 나누는 구조, 영화의 규모를 설정하는 기준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