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리스크 재무영향 산정근거 제시 9% 불과…"깜깜이 공시 여전"
Scope 1·2 연결기준 공시 1% '뚝'… 공급망 배출량 신뢰도 확보 과제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들의 ESG 공시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숫자’ 정보는 여전히 태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총 225개사로 전년(204개사) 대비 약 10% 증가했다. 2021년 78개사에 불과했던 공시 기업은 4년 만에 3배 가량 늘며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공시는 여전히 '덩치 큰'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 대형 법인의 공시 비중은 86%에 달했으나, 2조 원 미만 기업은 17% 수준에 머물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13사)과 금융·보험업(48사)이 전체 공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보고서 제출 시기는 6월에 163개사가 집중되며 전체의 72%를 기록했다. 공시 기준으로는 GRI(99%)와 SASB(96%)가 주를 이룬 가운데, 국제 표준으로 부상한 ISSB 기준을 반영한 기업도 47개사(21%)로 나타났다.
문제는 공시의 질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95%가 기후변화 위험 요인을 식별하고 있었지만, 이를 재무적 수치로 구체화해 제시한 기업은 17%에 그쳤다. 특히 수치 산정의 객관적 근거를 명시한 곳은 단 9%(21사)에 불과해, 기업들이 정량적 데이터 도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의 ‘디테일’도 부족했다. 직접적인 배출(Scope 1·2)량을 공시한 기업은 99%에 달했으나, 종속기업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공시한 곳은 단 3개사(1%)뿐이었다.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Scope 3 배출량의 경우 68%의 기업이 공시하고 있으나, 산정 방법이나 추정값 사용 범위를 공개한 기업이 적어 데이터의 신뢰성과 비교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의 공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위험·기회, 재무적 영향 등 4개 테마별 모범 사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를 통해 상장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이정표'를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 관계자는 "ESG 공시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기업 대상 간담회를 개최하고, 실무 현장의 애로사항이 정책 마련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