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부 체질 개선ㆍ리스크 관리 대내외 성공 평가
위기 대응에서 전환 경쟁…전동화 속도ㆍSDV 경쟁력↑

현대자동차의 ‘장호 체제(장재훈 부회장·호세 무뇨스 사장)’가 출범 2년 차, 경영 리더십의 본색을 증명할 골든타임을 맞이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아래 구축된 투톱 체제는 위기 국면에서 ‘안착’을 확인했다. 이제 과제는 명확하다. 관세와 보조금 변화, 전동화 속도 조절,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경쟁이 동시에 밀려오는 2026년을 어떻게 돌파하느냐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장 부회장과 무뇨스 사장은 이날로 취임 2년 차를 맞았다. 장호 체제는 출범 당시부터 위기 대응을 전제로 설계됐다. 전기차 수요 둔화, 미·유럽 통상 압박, 고금리와 환율 변동 등 복합 변수 속에서 현대차는 ‘속도보다 균형’을 택했다. 조직을 크게 흔들기보다 내부 체질을 다지고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역할 분담은 분명했다. 장 부회장은 생산·품질·상품기획 등 완성차 핵심 밸류체인을 총괄하며 현장 실행력을 책임졌다. 무뇨스 사장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로 북미·유럽·중남미 등 해외 판매 전략과 현지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외국인 CEO 선임은 현대차가 1967년 창사 이래 처음 선택한 운영 모델이다.
지난해는 ‘조직 안착기’로 평가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전기차 수요 정체 속에서도 현대차는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2025년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39조4159억 원, 영업이익은 9조7725억 원을 기록했고 글로벌 판매량은 310만5339대로 늘었다.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올해의 평가는 숫자보다 전환의 속도와 실행력이 좌우할 전망이다.

첫 시험대는 관세와 현지화다. 미국은 현대차의 핵심 시장이지만 통상 압박은 구조적 리스크로 남아 있다. 한미 협상 이후에도 15% 관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관세·물류·원가 부담을 동시에 줄이기 위한 현지 생산 확대는 불가피하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가동률 제고와 부품·물류를 아우르는 공급망 내재화가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전동화 전략의 재정렬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일부 시장에서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단순한 전기차 확대만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HEV)를 축으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수소전기차(FCEV)를 병행하는 다층 전략을 택했다. 지역별 수요와 규제 환경에 맞춘 믹스 전략이 실제 판매와 이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자율주행 역시 올해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축이 소프트웨어·데이터·서비스로 이동하면서 제조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졌다.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인공지능(AI)·로보틱스·전동화·자율주행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시연과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전략 공개는 제조·물류·품질을 소프트웨어로 묶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다만 SDV 플랫폼 개발 속도, 글로벌 인재 확보, 거점 간 협업 구조 개편 등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안전 평가에서 21개 차종이 최고 등급을 획득했고 J.D.파워의 202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글로벌 17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거뒀다. 안전과 품질은 정의선 회장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기본기’다. 올해는 이 기본기를 바탕으로 SDV와 전동화 전략을 ‘제품 경험’으로 연결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가 위기 속에서 조직을 지키는 해였다면 2026년은 관세·전동화·SDV라는 세 갈래 전환을 동시에 밀어붙여야 하는 해”라며 “정의선 회장이 방향을 제시하고 장재훈 부회장과 무뇨스 사장이 각자의 영역에서 속도와 균형을 맞출 때 장호 체제는 실험이 아니라 현대차의 운영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