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AI·장마 삼중고 속 선방…농축산물 물가 5년 만에 ‘최저 상승’

연간 CPI 상승률 1.9%…전체 물가보다 낮아
계란·사과 변동성에도 수급관리·할인지원 효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2일 밤 서울 가락시장을 찾아 배추·무·대파 등 주요 김장채소의 출하 상황과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폭염과 가을 장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 기상이변이 이어진 올해에도 농축산물 물가 상승률이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비축·공급 조절과 할인 지원 등 수급 안정 정책이 물가 상승 압력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는 평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농축산물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1%)보다 낮은 수준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농축산물 물가 상승률이다. 농축산물 연간 CPI 상승률은 2020년 6.7%에서 2021년 9.9%까지 치솟은 뒤 2022년 3.8%, 2023년 2.5%, 2024년 6.6%를 거쳐 올해 1.9%까지 내려왔다.

농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보합 수준(0.0%)을 기록했다. 가을철 낮은 기온과 잦은 강우로 하반기 일시적인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공급 조절과 할인지원 등으로 가격이 안정됐다는 설명이다.

채소류는 재배면적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1% 하락했다. 다만 쌀과 사과 등 일부 품목은 전년 대비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쌀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이며, 사과는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가격이 높았지만 감귤·딸기 등 제철 과일의 대체 소비가 늘며 최근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4.8% 상승했다. 가공용 수입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국내산 대체 소비가 늘어난 데다, 지난해 가격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우는 지난해 공급 과잉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평년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고, 돼지고기는 4분기 도축 공급이 늘어나며 최근 가격이 전년 및 평년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월 기준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농산물 수급은 대체로 양호했지만, 축산물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다소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계란은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살처분 규모가 늘어나며 가격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인하 지원과 함께 가공품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확대하고,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주요 원자재 할당관세와 세제·자금 지원을 병행해 물가 안정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도 비축·계약 물량 확보와 할인 지원, 유통구조 개선을 병행해 농식품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올해 여름 폭염과 가을 장마 등 기상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이 컸음에도 연간 농축산물 CPI가 크게 낮아진 것은 수급 안정 정책에 농업인들이 적극 협조해 준 덕분”이라며 “내년에도 가격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비축·공급 확대와 유통구조 개선을 병행해 농식품 수급 안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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