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스토니아·페루 계약 내년 수출에 본격 반영 예상
MRO·기술이전 등 결합한 ‘패키지 수출’ 과제로

올해 한국 방산 수출액이 240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수출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내년에도 270억 달러 이상 수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K-방산이 단기 호황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2026 경제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2.6% 증가한 240억 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까지 연평균 30억 달러 수준에 머물던 방산 수출은 2022년 173억 달러로 급증한 뒤 2024년 95억 달러로 주춤했으나, 대형 수출 계약이 본격 반영되며 다시 가파른 반등에 성공했다.
지역별 비중을 보면 지상무기 수출에서 폴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필리핀(14%), 인도(7%)가 뒤를 이었다. 폴란드는 2022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천무 다연장로켓을 포함한 대규모 방산 협력 계약을 맺은 뒤 올해까지 K2 전차 2차 계약, 천무 유도미사일 추가 공급 계약 등을 맺으며 방산업계의 최대 수요처로 자리 잡았다.
보고서는 올해 체결된 에스토니아 천무 수출 계약, 페루 K2 전차 및 장갑차 수출 계약 물량을 포함해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 물량 등이 내년부터 수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해군 훈련기 계약 협상, 루마니아 K2 전차 계약 등을 포함하면 연간 수출액 27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올해 글로벌 방위비 지출은 2조9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무기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유럽의 무기 수입은 최근 5년간 94% 증가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무기 수입량은 전쟁 전과 비교해 6633% 늘었다.
보고서는 K-방산 수출의 구조적 성장을 위해선 단순 수출을 넘어 ‘포괄적 패키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는 가운데, 주요 시장에서는 기술 협력부터 유지·보수·정비(MRO) 등 방산의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들은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현지 생산을 비롯해 현지에 MRO 거점을 마련하는 등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와 체결한 5조6000억 원 규모의 천무 유도미사일 공급 계약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WB그룹이 설립한 합작법인(JV)을 통해 이뤄졌다. 해당 물량은 폴란드 현지에 구축될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MRO 자격을 획득하고, 수출국과의 계약 시 패키지형 MRO·기술이전 제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